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Q&A
[공지] 노블엔진 홈페이지가 …
[꿈꾸는 전기양과 철혈의 과…
《노블엔진 2017년 4월 2차 …
[리제로 10 + 리제로피디아] …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요괴와 선비의 상관관계글 화조풍월
공모전
 
 
첫회보기 관심
목록 이전
 
 
3주차
13-06-16 22:26
 
 
백일이가 없는 벤치를 보자. 어째선지 갑작스레 짜증이 몰려왔다. 혹시 몰라 주위를 다시 한번 살펴보았지만 백일이 모습이라고는 코빼기도 찾아볼 수 없어 나는 놀이터에서 벗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사라진 백일이를 찾아 발에 불이 나도록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백일아! 어딨니!" 
같이 있었던 시간이라고는 하루도 되지 않는데다가 아직 내가 원하는 삶이 이루어졌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였는데도 어째서인지 머릿속이 백일이 생각으로 꽉 차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목이 아플 정도로 이름을 불렀고 숨이 목구멍을 넘어 입속까지 차오를 정도로 뛰어다녔다. 그리고 그렇게 거의 육감에 의지하다시피 해서 몇 분 정도 찾아다닌 결과. 나는 저 멀리서 백일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백일…" 
"저기, 나 빨리 아빠한테 돌아가 봐야 하는데?" 
내가 백일이를 부르려는 순간. 백일이가 누군가랑 같이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순간적으로 납치를 떠올렸지만 백일이는 자신의 엄마로부터 기초적인 것들은 물려받았다고 하였으니. 납치였을 경우 조기에 대처했을 터였다. 나는 알 수 없는 상황에 혹시나 싶어 재빨리 상대에게 눈길을 주었다. 대화하고 있는 상대는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백발에 머리칼과 지극히 대조적인 새까만 상·하의를 입은 2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 나는 보자마자 백일이와 같다고 깨닫고 반사적으로 근처의 골목으로 숨었다. 
"걱정 하지 마. 원하는 답만 얻으면 빨리 보내줄 테니까" 
"그럼 빨리해줘. 백일이는 아빠한테 혼나기 싫은걸! 선비가 쫓아온다고 했어." 
나와 있을 때의 밝기만 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 백일이는 마치 눈앞에 있는 여자가 귀찮은 것이 있다는 정도로 느끼는지. 나른한 표정으로 딴 곳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명백하게 무시하는 어조로 말하는 백일이 모습에 여자는 미간을 확 찌푸리고는 참고 있다는 듯 신경질이 가득 눌려 담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며칠 전 세상이 무너져 내렸지. 그리고 높으신 분들에 의해 복구가 되었어. 원래라면 바뀐 것 없이 원래대로 돌아와야 하는데. 어째서인지 원래는 없었던 네가 나타났더라?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너 정체가 뭐야?" 
"우와! 스토커? 백일이 태어난 지 하루도 안 됐는데. 스토커 붙었다? 백일이는 그냥 불여우일 뿐이데? 어째서지?" 
"뭐야? 그거 농담? 재미없는데? 고작 태어난 지 하루 된 불여우가 둔갑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백일이는 천재야! 아빠도 똑똑하다고 했어! 그래서 되는 거야." 
"여우가 둔갑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50년. 갓 태어난 여우 따위가 둔갑한다고? 웃기지도 않은 농담이야. 계속 장난치다니. 죽고 싶어서 그래?" 
잔뜩 한기가 서린 목소리는 멀리 떨어져 상황을 지켜보던 나조차 오싹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매서웠고 내가 혼란을 느낄 정도의 목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넘기며 전혀 관계없다는 듯한 눈으로 무심하게 여자를 바라보는 백일이 모습에 한 번 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가능하니까. 한 거지. 불가능한 걸 백일이가 어떻게 해? 호랑이 자식은 호랑이고 불여우 자식은 불여우인데. 기나 도력은 유전되지 않지만, 재능은 유전되는걸? 거기에 50년이라는 것은 대중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지만 백일이는 특별한걸." 
"소갈머리 없는 미운 4살 같은 꼬맹이가 드디어 말할 기분이 들었나 봐? 도대체 뭐가 특별한지 말해주겠어? 이 언니 궁금해서 미칠 것만 같은데" 
"지식이 얕은 것인지. 아니면 족보가 없어서 모르는 것인지. 중국산을 예로 들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이래서 남겨진 세계의 요괴들은 상대하기 귀찮아." 
"남겨진 세계? 이곳에서 태어난 여우 따위가 마치 무언가에 선택받은 것처럼 이야기하잖아?" 
여자는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백일이를 무섭게 노려보며 소리쳤다. 지금 당장 죽여버리겠다는 살벌한 의사가 멀리 있는 나에게조차 확실하게 전해져왔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백일이는 전혀 개의치 않다는 듯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였다. 살벌한 공기가 갑작스럽게 온화해졌다. 여자는 갑작스레 좋은 일이라도 생긴지. 싱글벙글 웃으며 내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말이야. 너 인간을 아빠, 아빠 거리면서 좋다고 쫄래쫄래 쫓아다니더라?" 
"그게 왜?" 
"지금쯤 너를 찾아다니다가 우리를 발견해도 이상치 않다는 생각 들지 않아?" 
나는 반사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다. 온화하게 변화한 공기에 악의를 담아 확실하게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상대가 안 된다. 도망가는 것이 최선이다.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숨도 고르지 못한 상황에 뛰어서인지 빠르게 두근거리는 심장이 더욱 미칠 듯이 뛰었다. 지쳐서 평소의 반도 나오지 않는 속도지만 알 수 없는 직감에 달리고 또 달렸다. 
"안녕? 생각보다 늦었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여자의 앞이었다. 바로 전에까지 백일이와 여자가 서로 으르렁거리며 이야기하던 장소. 분명히 정 반대로 달렸는데. 어째서인지 이곳에 도착하였다. 덕분에 그 어떤 준비조차 없이 미묘한 상황에서 대면하였다. 
"뭐야, 만화 같은데. 나오는 결계 같은 건가?"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한숨에 떨림을 실어 어떻게든 내보낸 뒤.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리저리 돌아다닌 탓에 피곤하기도 한 데다가 다시 도망친다고 해도 또 이렇게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평소 무언가에서 도망치는 것만큼 포기도 빨랐기에 도망친다는 것은 보류하고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 백일이의 옆에 섰다. 
'일단 그 괴물보다는 약한 거 같으니까. 뭐 어떻게든 되겠지. 거기다가 백일이도 있으니까.' 
"저기 나 말이야. 요괴가 실제로 있다는 거 안 지 하루 이틀 됐거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뜬금없이 백일이를 불러내서 알 수 없는 소리 하고 뭐야 진짜? 한 번에 몰려오지 말지?" 
"딱히 내 알 바가 아니야. 그리고 그 꼬맹이가 솔직히 말해줬으면 됐을 일이었고, 그랬다면 너 같은 인간은 끌어들이지 않아도 되었겠지!"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건가? 아니, 지금 하는 행동 보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거 같지만" 
"네가 뭘 안다고 그러는 거야?" 
"적어도 백일이가 거짓말을 안 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 어제 혹은 오늘 태어난 백일이가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고 말이야." 
나는 백일이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하였다. 내가 근처에 있었다는 것에 조금도 놀라지 않은 듯한 눈치. 눈앞의 여자만 해도 내가 어디 있는지 눈치챈 것은 얼마 되지 않은 느낌인데. 어째선지 백일이는 지독할 정도로 무덤덤했다. 
"마치, 잘 알고 있다는 듯한 말본새잖아?" 
"백일이에 대해서는 나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오늘 태어난데다가, 종족은 불여우에 맨 처음 본 것도 안은 것도 첫 분유를 먹인 것도 전부 나였으니까." 
"분유는 별로 맛없었어. 아빠" 
"시끄러워. 신생아면 신생아답게 분유나 마셔. 초유를 구하지 못한 게 한이거든? 마음으로는 집 근처 갓 출산한 개 젖이라도 물리고 싶은 기분이야." 
"액! 백일이는 개가 아니라 여우인데?" 
"여우도 갯과거든" 
갑작스럽게 끼어든 백일이와 내가 너무나도 당당히 멋대로 떠들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한층 더 여유롭게 변하였지만, 여자의 표정은 갈수록 나빠져만 갔다. 붉으락푸르락 한 것이 마치 당장에라도 폭발할 듯한 화산. 하지만 오히려 나는 그 얼굴을 보고 왠지 모를 기회임을 눈치챘다. 
"아빠 바보!" 
"지금 누가 바보라는 거야? 나는 앞뒤 사정도 듣지 않은 체 거짓말로 단정 짓는 누구 씨보다는 낫다고?" 
엄지손가락만 펴서 백발 여자를 가리켰다. 나와 백일이에 악의를 가졌을 때부터 말이 통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처음 한 행동만 보고도 알 수 있다. 중요한 일이 있어서 자리를 피하는 것은 이해한다지만 대화가 원활하게 풀리지 않자. 바로 어린 백일이에 위협을 가해왔다. 그것조차 마땅치 않자. 나를 인질로 삼을 듯한 발언까지 스스럼없게 하였다. 결코, 이야기로 해결할 행동이 아니었다. 여차하면 힘으로라도 이야기를 듣겠다는 행동. 먼저 그런 행동으로 접근해오는데. 고운 반응이 나갈 리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 
"거기다 저 여자의 궁금증이든 세계가 대충 망했었든 시간 이후로 아니, 그 괴물을 만난 이후이려나? 뭐, 하여튼 그 이후로 이상한 걸 느낄 수 있게 돼서 말이야. 보통이라면 느낄 리 없는 악의를 느낀다든가. 만화같이 상대의 강함이나 심성을 느낀다든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백일이 너보다 약해 보이는데다가 성격도 나빠 보이는데?" 
"뭐야 그거…. 기분 나빠" 
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자의 상태가 이상해지더니 갑작스럽게 머리를 푹 숙이고 기운이 다 빠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미인에게 기분 나쁘다는 소리를 들은 탓에 조금 상처받았으나. 그 직후 어째선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오싹해진 탓에 나는 결계의 존재조차 까먹고서는 백일이의 손을 잡고 다시 뛰었다. 
"액! 아빠?" 
"됐으니 뛰어!" 
거의 직감에 의지해서 반사적으로 달렸다고는 하지만 슬쩍 뒤로 돌아보아도 백발의 여자는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놀릴 대로 놀려서 이성을 잃게 한 뒤. 도망치려고 하긴 하였지만 나름 요괴일 텐데. 작전이 이렇게 잘 먹히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나는 최대한 빨리 집 쪽으로 뛰었다. 
"백일아. 아까처럼 안 당하려면 어떻게 하면 돼?" 
"글쎄? 일단 어떤 종류의 도술인지 파악해야 해. 일단 신족 통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결계라는 건 원래 바깥쪽 침입을 막는 거라. 이렇게 안쪽 공간을 왜곡하는 건 흔치 않을 거로 생각하는데…." 
"사람을 끌어들이는 부류. 그것도 끌어들여서 해하는 요괴라고 생각하면 돼?" 
"응, 그런데 결계까지는 잘 모르겠어. 백일이는 대략적인 것만 물려받았으니까. 미안해…. 아빠" 
"아니, 악귀 같은 거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소득이라고 생각해." 
적어도 어떤 존재랑 대항하고 있는지는 알아냈다. 결계 같은 것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만일의 경우에는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붉은 콩도 서양에서 해로운 것을 물리친다는 은도 없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요괴를 조사해보는 건데.' 
"또 이쪽이야. 마치, 일정 이상 가면 뒤돌아 되돌아가게 하는 느낌인데?" 
"아빠 괜찮아?" 
"아, 응. 그런데 백일아. 넌 아까 그 녀석보다 강하지?" 
놀리려 한 말이 아니었다. 확실히 나는 그 괴물과 만난 후로 조금씩 이상한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심해져 지금은 아까 말했듯이 사람의 기(氣) 같은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느낌상 둘 다 얼마 전 만난 괴물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소량이지만, 확실히 백일이는 갓 태어난 요괴라고 하기에는 그 백발의 여자보다는 기가 많았다. 어째서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렇지만 뭔가 그 괴물과 연관이 있는 것은 확실하고 지금 물어볼 일이 아니기에 일단은 넘기고 있을 뿐이다. 
"아니, 확실히 백일이는 그 여자보다 기운이 세지만 그것과 강함은 무관한걸. 백일이가 쓸 수 있는 도술이라고는 둔갑밖에 없어." 
"하아, 그거 골치 아파졌는걸. 멀리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거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지? 이렇게 막혀있어서야 숨는다고 해도 금방 잡힐 테고." 
'그 여자랑 백일이가 대화한 곳이 중심이라고 한다면 반지름은 대략 150M 정도. 총 300M인가? 이거 이렇게 횅한 곳에서라면 들키는 건 시간문제겠어.' 
나는 필사적으로 어떻게 할까. 머리를 굴렸다. 아까는 백일이가 백발의 여자보다 강하다고 생각하였고 순간적으로 나에게 가해진 악 때문에 도망을 쳤다고는 하지만 백일이가 백발의 여자보다 약하다는 것을 알아버렸으니. 둘 다 살려고 한다면 따로따로 도망칠 수도 없다. 
"정말 개밥 사러 나왔다가 이게 무슨 꼴이래." 
"그러게"
"그러게 가 아니야. 바보야. 내가 얌전히 기다리라고 했잖아. 모르는 사람 따라가는 거 아니야! 납치범이면 어쩔뻔했어!" 
"흐앙! 잘못했어요. 아빠." 
"백일이 너 나중에 집에 가서 다시 혼날 줄 알아." 
어째서인지 진심으로 화내버렸다. 이럴 때 피가 섞이지 않은 나로서는 왜 이런 일에 엮여서 나를 곤란하게 하느냐. 같은 생각이 들어도 당연한데. 어째서인지 그런 생각 이전에 백일이의 걱정부터 들어버렸다. 반나절 만에 백일이에 물든 것일까? 아니면 사람을 홀리는 불여우인 탓일까? 
"됐으니. 일단 한계까지 도망치자!" 
이번에는 백일이를 안아 들고 필사적으로 옆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일단 최대한 시간을 끌면 그 사이에 백일이가 이 결계 같은 것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물려받은 지식 중에서 찾아낼지도 모른다. 
"저기 말이야. 아빠." 
"왜, 지금 말할 여유 없는 거 안보이니?" 
"어째서 아까처럼 백일이를 버리고 도망치지 않는 야?" 
우뚝. 백일이 말에 나는 자신도 모르게 멈춰 서버렸다. 나름대로 충격적이었다. 그때 도망친 건 확실히 백일이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우선 그것부터 사과해야 했다. 거기다가 지금은 위험한 상황이기까지 하다. 만약에 경우 죽을지도 모르니. 할 말은 확실히 해놓자. 
"미안, 그건 너라면 괜찮을 줄 알았어. 하지만 확실히 높고 도망친 거니까. 사과할게. 하지만 더는 그런 소리 하지 마. 또 그런 소리 소리하면 나 화낼 거야. 죽을지도 모르는데. 어린애 놓고 도망치는 녀석이 어디 있어." 
"흥, 그럼 죽지만 않으면 놓고 가는 건 괜찮은 거지?" 
"읔, 미안하다고 했잖니. 백일아." 
"농담이야. 아빠. 저는 아빠한테 버림받았다고는 생각 안 하는걸." 
"그래, 그건 고마운데. 아무래도 우리가 어물 적거리는 사이에 도착해버린 듯한 모양이야." 
나의 말에 백일이가 뒤로 돌아봤다. 흰 백발을 길게 늘어트린 앳된 얼굴을 한 20대 초반의 여성이 어디에서 들고 나온 지 모를 커다란 칼을 들고 뚜벅뚜벅 우아한 걸음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백일아. 잘 들어. 지금 당장 우리가 달리던 쪽으로 도망쳐. 알았지?" 
"그럼 아빠는?" 
"일단 시간 좀 끌다가 갈게. 왠지 모르게 저 여자 걷는 속도가 장난 아니니까. 백일이가 도망칠 시간 정도는 벌어줄게" 
"안 돼요! 죽을 거야!" 
"아니, 안 죽어. 죽을 생각 없거든. 거기에 공사용 철근이 몇 개나 박혔는데도 살아있었고 말이야. 저런 칼에 찔렸다고 사람 안 죽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뚜벅뚜벅 걸어오는 백발의 여자를 뒤로하고 백일이 등을 떠밀어 억지로 보내고는 뒤를 돌아 걸어오는 백발의 여자와 마주하였다. 
"술래잡기는 이제 끝?" 
"아쉽게도 내가 이 나이에 류머티스성 관절염이 오나 봐. 뛰는 게 힘드네" 
"그런 것치고는 잘 뛰어다니던데?" 
"뭐, 아직 젊으니. 그 정도 객기는 부려줘야지." 
뚜벅뚜벅, 점점 백발의 여자 가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이내 서로의 입김이 닿을 거리까지 다가왔다. 팔을 살짝만 휘둘려도 저 칼로 망설임도 없이 확실하게 나를 벨 수 있는 거리. 그런 거리인데도 불과하고 나는 신기하게도 전혀 두려운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백일이는 보내줘. 같은 요괴잖아?" 
"죽기 진전의 구걸? 내가 들어줘야 하는 이유는?" 
"죽은 자의 소원도 들어준다고 하는데. 산 녀석 소원을 못 들어주다니. 야박하구먼?" 
"뭐, 좋아. 들어줄게. 그 꼬마 여우는 놓아주겠어. 그러니까 편히 눈 감도록 해." 
높게 치켜든 양손. 이것만 내리면 끝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하나둘씩 마음을 접기 시작하였다. 묘하게 상쾌한 기분까지 들었다. 하지만 잠시 후 나는 생각을 달리했다. 지금까지 성격을 보자면 지을 리가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 그 여자의 그런 얼굴을 보고, 나는 반사적으로 양팔을 내리며 나를 죽이려 하고 있는 여자의 얼굴에 백일이가 먹다 남긴 보온병을 후려 던졌다. 
 
+ 작가의 말 : 3주차를 안 쓰고 2주차를 쓴 듯한 기분이 들어. 노B님 말씀대로 마트 장면을 추가했는데. 진행이 느린 느낌?

제페트 13-06-16 22:31
답변  
파이어 인더 홀을 해야지.
유풍낙화 13-06-16 23:36
답변  
마트장면 추가하니까 더 좋은거같아 그렇지만 이게 최종심사인걸로 알고있는데 2주차에 헸던것 좀 수정하는걸로는 어떨지...
그래도 뭐 응원해줄게 요선관 나름 공들였었잖아
유풍낙화 13-06-16 23:38
답변  
그런데 죽빵이 더 임펙트 있었는데 약간 유감일지도  1그람정도
익설트 13-06-17 20:25
답변  
죽빵에서 보온병으로 교체라니.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휴문의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정책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 132 (청천동) TEL : 032-505-2973 FAX : 032-505-2982 email : novelengine@naver.com
 
Copyright 2011 NOVEL ENGIN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