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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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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마을의 만남은 수라장의 예감(3)
13-06-16 22:24
 
 
 
 
 
뭐냐고, 아까 그 녀석. 상황 뻔히 알고 있으면서 사람을 변태로 몰아가기나 하고.”
해가 다 떨어질 무렵에서야 기숙사 근처에 도착한 아렌은 아까 있었던 일로 계속 투덜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들 많은 곳에서 대놓고 변태취급을 하다니, 물론 가슴을 주무르고 너무 놀라서 굳어있었던 부분은 자기 잘못이었지만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소리칠 것 까지는 없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억울함은 더해지기만 했다.
진짜 성격 꽝이라니까? 얼굴은 예쁘게 생겼으면서. 그리고 목소리도!”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에 맹렬히 고개를 저으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전부 날려버리는 아렌. 무슨 망상을 했는지 얼굴이 약간 붉다.
, 그런 막무가내인 녀석 누가 데려간다고.”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좀 전의 그 여자애를 떠올려본다.
윤기가 도는 밤색 머리카락에 귀여운 얼굴, 거기다가 활기찬 목소리.
안 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 취향이잖아크으!’
system : 아렌의 번뇌는 더 깊은 방향으로 진화했다!
용솟음치는 젊음의 망상을 억누르며 아렌은 생각을 바꿔보기로 마음먹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리 나쁜 애는 아닐지도 모르는 일이다.
처음 만남이 좀 틀어졌다 뿐이지 일단 오해를 풀고 찬찬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질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다가 결국은 사고를 .
사고 안 쳐! 사고 안 쳐! 사고 안 쳐! 으오오, 젠장할!”
여기 스스로의 망상에 맹렬히 태클을 거는 가련한 중생이 한 명.
하지만 역시 그 애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내가 미쳤나봐.”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아렌은 어느새 301호실 앞에 도착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국 수도에서도 보기 드문 규모의 시설을 보고도 아무 감흥도 없이 여기까지 왔다는 점에서 아렌의 번뇌가 얼마나 깊은지 잘 드러나고 있었다.
진정해. 진정하자, . 후우우.”
심호흡으로 마음을 진정시킨 아렌은 열쇠로 기숙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낯익은 얼굴과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라시아?”
아까 낮에 서점에서 만났던 소심한 소녀, 라시아가 안쪽으로 이어지는 복도에 서 있었다. 라시아도 갑자기 들어온 아렌을 보고 당황했는지 눈이 동그래져서는 아렌을 바라본다.
, 아렌 군? , 여긴 어쩐 일로?”
어쩐 일이긴, 배정받은 방이라서 들어온 건데?”
아렌의 설명에 라시아의 얼굴에 슬그머니 홍조가 떠오른다.
, 그렇다면 아렌 군이랑 저랑 같은 방이라는, 그런 건가요?!”
그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는지 허둥거리는 라시아. 덩달아서 아렌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유일하게 다행인 점은 라시아와는 초면이 아니라는 점 뿐, 여자아이와 같은 방에서 지낸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위기상황이다.
, , 그그그그그, 그러니까,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 아렌 군.”
, 나야말로잘 부탁할게.”
이 어색한 분위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두 사람이 동시에 그런 고민을 하려는 찰나, 복도 안쪽에서 누군가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라시아? 무슨 일 있어요?”
, 마리아. 살았다후으으.
아렌은 새로 나타난 소녀에게 시선을 옮겼다. 허리까지 오는 긴 흑발에 보랏빛 눈동자가 매력적인 차분한 분위기의 소녀가 살짝 미소 지으며 고개 숙여 인사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마리아라고 해요. 당신은?”
, 아렌이야. 잘 부탁할게.”
아렌이라. 좋은 이름이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꼭 누나 같다.
그것이 아렌이 처음으로 느낀 마리아라는 소녀에 대한 감상이었다.
,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몇 가지 설명을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시겠어요?”
아렌이 고개를 끄덕이자 마리아는 그를 데리고 복도 안쪽으로 갔다.
복도 안쪽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다. 둥근 원형의 거실을 기준으로 1층에 방이 3, 2층에 방이 3. 6개의 방이 있었고 한쪽에는 부엌과 샤워실까지 배치되어 있다. 어느 귀족의 별장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수준의 시설이다.
라시아. 미안한데, 마실 것 좀 가져다주겠어요?”
! 알았어.”
마리아의 부탁에 부엌으로 달려간 라시아는 잠시 후, 김이 피어오르는 찻잔 두 개를 들고 나타났다.
, 아렌 군. 따뜻할 때 마셔요. 마리아도.”
고마워.” “고마워요.”
아렌과 마리아는 동시에 차를 들이켰다. 향긋한 차향이 쌓인 피로를 덜어주는 것 같아 아렌의 표정이 슬쩍 풀린다.
그나저나 의외네요.”
? 뭐가?”
라시아 말이에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렇게 살갑게 대하는 건 처음 봤어요.”
그래? 난 지금도 좀 거북해 하는 거 같은데.”
자신없는 아렌의 말에 마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일주일 전, 저 애랑 처음 만났을 때 보다는 훨씬 나아진 거에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저렇게 빨리 마음을 열진 않았어요.”
일주일 전부터 여기 있었어?”
학생선별은 대충 두 달 정도는 걸린다고 들었거든요.”
그 말대로, 프리아 학교의 학생선별은 학생 후보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입학하기 전에 기숙사에 들어온 학생이 2달 동안이나 입학식을 기다린 적도 있었을 정도였다.
찻잔을 내려놓은 마리아는 1층에 있는 방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앞으로 저 방이 아렌의 방이에요. 2층은 우리 여자들이 사용하는 방이니까 그걸 명심해 주시고, 혹시라도 마음대로 들어오려고 하셨다간 큰일을 당하실테니 주의해 주세요.”
큰일이라고 말해도말로만 해서는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는걸.”
여기서 밝혀두건데, 이 시점에서 아렌은 변태로 완전 낙인 찍혀서 다시는 말도 붙이지 못한다던가 경멸의 시선을 온종일 받아야 한다던가 하는, 비교적 정신적인 피해 쪽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렌의 말로는 잘 모르겠다.’라는 의견에 수긍한 마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군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1층의 방들 중 한 곳으로 들어간 마리아는 뭔가를 질질 끌고 나왔다. 끌려나온 것은 밧줄에 묶인 은발에 금색 눈동자를 가진 잘생긴 소년아까의 도촬범이었다!
, 너는!”
요오~친구. 설마 같은 방일 줄이야. 묘한 인연이네? 어쩌면 운명일지도? 하하하!”
서로 아는 눈치인 두 사람의 반응에 마리아는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 했다.
바보와 아는 사이이신가요?”
아아. 이 자식 도촬범.”
그렇군요. 바보가 또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쳤군요?”
잠깐, 마리아, 바보라고 하는 건 그만 둬. 나에게는 슬레인이라는 어엿한 애칭이.”
시끄럽습니다. 머릿속에는 성희롱밖에 들어있지 않은 변태 자식 같으니라고.
아렌은 방금까지의 차분한 모습과는 180도 다른, 찬바람이 몰아치는 마리아의 분위기에 눌려 입을 다물기로 마음먹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슬레인의 밧줄을 풀어준 마리아는 순식간에 찬바람이 몰아치는 표정을 깔끔하게 지우고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슬레인?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래요?”
부탁? 밧줄에서 풀어 줬으니 못 들어줄 것도 없다만.”
밧줄에 쓸려 부어오른 손목을 어루만지는 슬레인의 귓가에 마리아는 악마처럼 속삭였다.
다름이 아니라 제 방에서 속옷을 좀 가져다 주셨으면 해요. 브래지어 후크가 고장 나는 바람에 불편하거든요. 가능하면 레이스 달린 검은색으로.”
곧바로 가져다주지!”
이 남자, 너무 욕망에 솔직하다.
바람처럼 2층으로 달려간 슬레인이 마리아의 방문에 손을 데는 순간, 창백한 푸른색 전격이 슬레인을 덮쳤다.
으갸갸갸갸갸갸갸갸갹!”
“?!”
정신적인 데미지 보다 육체적으로 먼저 죽을만한 충격이 가해지는 모습에 아렌은 내심 기겁했다.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1층으로 굴러 떨어진 슬레인을 묶어 구석에 방치한 마리아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몇 번이나 당했으면서도 달려들다니. 어쨌든 저게 방범장치에요. 정말 위험하니까 주의하세요.”
.”
변태 행각을 할 생각은 없었을 뿐더러 설사 그런 생각이 든다고 해도 목숨이 아깝다면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아렌은 속으로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여주고 장렬히 전사한 룸메이트에게 0.1초간 묵념을 올렸다.
, 근데 저 녀석괜찮은 거야?”
걱정 마세요. 죽진 않으니까.”
마리아의 손에서 연두색 빛이 빛나자 새카맣게 타 있던 슬레인의 몸이 점차 원래대로 돌아왔다. 어느 정도 상처가 아물자 마리아는 투덜거리며 마법을 풀었다.
사실은 치료해 주고 싶지도 않지만일단은 룸메이트니까 살려놓기는 해야겠죠. 죽으면 잠자리가 사나우니까.”
가차 없는 마리아의 말에 아렌의 본능이 소리쳤다. 이 소녀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진짜 뼈도 못 추릴지도 모른다고.
어떻게든 이 부담스러운 공기를 바꾸기 위해 아렌은 필사적으로 화제를 돌렸다.
저기마리아?”
. 왜 그러시죠?”
다른 두 사람은 어디 있어? 분명 여섯 명이 한 방을 쓴다고 들었는데.”
, . 으음. 지금은 둘 다 만나기 곤란한데요.”
어째서?”
한 사람은 샤워하는 중이고 다른 한 사람은 방에서 나오질 않고 있거든요.”
분명히 한 사람은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건만, 아렌에게 들린 단어는 단 하나였다.
, 샤워 중?!”
. 참고삼아 말씀드리자면 샤워하고 있는 티아는 여자에요. 함부로 훔쳐보시면아시죠?”
절대로 훔쳐보지 않겠으니 염려하지 마세요.”
그리고그렇네요. 나머지 한 사람과 관련해서 아렌에게 충고할게 있어요.”
충고라니, ?”
마리아는 가볍게 쓴웃음을 지으며 1층 가운데에 있는 방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별건 아니고요. 저기 가운데 있는 방 근처에는 접근하지 않는 편이 신상에 좋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안에서 무슨 실험이라도 하고 있는지 허구한 날 문이 날아가거든요. 저기 저 바보 변태랑 티아, 그리고 저도 한 번씩 맞아봐서 가급적이면 접근하지 않는답니다.”
, 그렇구나.”
방문을 날린다니, 안에서 뭘 하면 그렇게 되는 건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마리아도 골치가 아팠는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성격은 나쁘지 않은 사람인데 요상한 물건들을 자주 만들어내거든요. 어쨌든 이걸로 설명은 끝이에요. 뭔가 더 질문하고 싶으신 거라도?”
아니야. 오늘은 이만 쉬고 싶어. 너무 피곤해.”
아렌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하루만 해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다.
물론, 가장 굉장한 일을 꼽으라면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놀라운 일을 꼽겠지만.
짐을 챙기고 있으려니까 라시아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짐 하나를 들어올렸다.
, 도와드릴게요.”
? , 고마워.”
맘 같아선 그냥 자기 짐은 자기가 들고 가고 싶었지만, 저렇게 말하는데 호의를 무조건 거절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라는 생각에 아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겁지 않아?”
별로 무겁지 않아요. 저 방에 옮겨놓으면 되는 거죠?”
. 부탁할게.”
!”
활기차게 대답하고 열심히 짐을 옮기는 라시아를 따라가는 아렌의 머릿속에는 이제 그만 자고 싶다, 라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이만큼이나 놀라운 일들(개중에는 심히 과격한 일과 당혹스러운 일과 무서운 일이 섞여 있었지만)을 겪었는데, 또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일어나더라도 내일에나 일어나겠지, 하는 낙천적인 생각을 하며 아렌은 느긋하게 짐을 옮겼다.
그리고, 그것이 아렌이 저지른 오늘의 최대 실책이었다.
후아~시원해라. 마리아, 물 좀 가져다주라~.”
……으헉!”
마리아~? 히익?!”
샤워실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소녀 때문에 아렌은 그 자세 그대로 얼어버렸다.
방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그 중간에 위치한 샤워실에 대해서는 훔쳐보지만 않으면 되겠지라는 생각 이외의 방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중대한 패배 요인(?)이 되어 아렌의 발목을 잡고야 말았다. 조금만 건드려도 터질 듯 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소녀의 몸을 감싸고 있던 수건이 툭, 떨어졌다.
……!”
쭉 뻗은 팔다리에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가서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바디 라인이 예술적이다. 피부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눈에 깨끗하다는 걸 알 수 있었고 막 샤워를 하고 나온 뒤의 촉촉하게 젖은 피부와 아슬아슬한 부분을 가리고 있는 긴 갈색의 머리카락이 소녀의 매력을 어마어마한 수치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부끄러운 때문인지 새빨개진 얼굴과 더불어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살짝 맺힌 눈물방울이 너무나도 매력적 .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우와아아아아아아악!!”
패닉에 빠진 두 사람은 함께 비명을 질렀다. 마리아도 이번 사태에 대응하진 못했는지 표정이 완전히 굳어버렸고 짐을 옮기던 라시아는 터져나오는 비명소리에 무심코 뒤를 돌아봤다가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후냐아악?!’이라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졸도한지 오래다.
이이이이이, 이 변태! 아까 거기서 있었던 일로는 부족해서 찾아왔어!?”
, 아까 거기라니 무슨!”
울음 섞인 소녀의 외침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랬다. 분명히 아까 아렌과 소녀는 바깥에서 이런 변태적인 해프닝으로 만났었다.
너너너너너, 너 절대로 용서 안 할 거야! 죽여 버리겠어!”
, 잠깐만. 진짜 잠깐! 고의가 아니었다고나 할까, 이번엔 멋대로 뛰어나온 그쪽 잘못이이잖아?!”
상황 판단능력을 상실할 정도로 패닉 상태에 빠진 소녀에게 그 말은 어디까지나 변태의 꼴사나운 변명으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얼마나 혼란스러웠으면 소녀는 억지 주장까지 하면서 아렌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네가 눈을 뜨고 있으니까 그런 거야! 전부 네가 나쁜 거라고!”
완전히 억지잖아! 제발 좀 침착해!”
시끄러어어어어!”
소녀의 오른손으로 상당한 양의 마력이 모여들더니 청명한 푸른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걸 본 아렌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 마력 집약?! 순도가 뭐 저리 높아!?’
마력 집약은 마법사, 기사, 정령사 할 것 없이 기본으로 배워야 하는 필수 기술이다. 하지만, 기본기라고 우습게 볼 수 없는 점이 모인 마력의 순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낸다는 점이다. 지금 소녀의 손에 모인 마력은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빛을 띠고 있다. 그 말은 즉, 거의 순도 100%에 가까운 마력 집약을 시전 할 정도로 소녀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걸 의미했다.
죽어버려어어어어!”
, 잠까아아아아안!”
죽는다.
저런 걸 정면으로 받는다면 아마 뼈도 못 추리지 않을까.
, 제기랄! 나 보고 어쩌라는 건데!’
그 짧은 시간에 아렌은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을 찾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당황해서 굳어버린 마리아, 이미 졸도한 라시아, 그리고 구석에 꽁꽁 묶여있는 슬레인이 있다.
…….”
글렀다.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결국 모든 걸 포기한 아렌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신이시여, 정녕 날 버리시는 겁니까?!’
죽으면 신에게 가서 내가 무슨 짓을 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왔냐!’라고 따지려고 굳게 다짐한 순간,
!
[으아아악! 또 실패다아아아아!]
누군가의 비명소리 & 굉음과 함께 지금까지 잠잠하던 가운데 방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에 놀라 정신이 흐트러졌는지 마력 집약이 풀리는 것을 보고 아렌은 속으로 환호했다.
나이스! 아직 신은 죽지 않았구나.’
아렌은 지금의 상황을 일으켜준, 누군지 모를 신에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 이제 약간의 틈이 생겼으니 몸을 피하기만 하면 된다. 이 타이밍에 또 일이 터지다니, 신이 아직은 아렌을 버리지 않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렌은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었다.
세상만사 자기 맘대로 풀리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 ?! 으아아악!”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나려던 아렌은 폭발의 여파로 몰아치는 후폭풍에 떠밀려서 앞으로 튕겨나갔다. 그리고 그 정면에는, 아직 알몸 상태인 소녀가 있다.
, 뭔가 데자뷔.’
멍하니 밖에서 있었던 충돌 사고를 떠올리며, 아렌과 소녀는 다시 한 덩어리가 돼서 바닥을 굴렀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번에도 두 사람이 멈췄을 때는 아렌이 소녀를 가슴을 만지면서 덮치는 그림이 완성되어 있었다. 아까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소녀가 알몸이라는 점과,
이 변태 자식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소녀의 대응이 매우 빠르다는 점이었다.
아까보단 위력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충분한 마력이 집약된 소녀의 주먹이 배에 틀어박혔고, 그 힘에 아렌의 몸은 실 끊어진 인형처럼 맥없이 뒤로 날아갔다.
커헉! , 훌륭한 일격!’
상대방의 실력에 대한 감탄과 아직도 손에 남아 있는 말랑한 감촉의 여운. 그것이 아렌이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떠올린 것이었다.
 
+ 작가의 말 : ...묵념~! . by. 작가 안 죽었어! by. 아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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