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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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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박수무당이 살아남는 법글 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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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림수와 뒤통수는 한 끝 차이
13-06-16 21:11
 
 
노림수와 뒤통수는 한 끝 차이
 
풀 한포기 찾아볼 수 없는 활활 타오르는 붉은 대지. 그리고 그 대지를 더욱 붉게 물들일 피를 흘리며 고통의 비명을 내지르는 망자들. 끝없는 업화의 불길 속에서 타오르지 않는 것은 오직 단 하나, 뱀의 혓바닥처럼 넘실거리는 불길의 중심에 세워진 거대한 붉은 궁전이었다.
그리고 그 붉은 궁전 안에서도 특히 거대한 어느 방 안, 그곳에서는 익숙한 얼굴의 소녀와 어둠에 가려진 한 그림자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주정 차사는 지금 고.3품 주제에 살생부를 고쳐 적으셨다 이겁니까?”
……, 그렇습니다.”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양쪽 무릎을 꿇은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그 소녀는 다름 아닌 주정이었다. 늘 반쯤 취해 있던 얼굴은 웬일인지 멀쩡한 것이, 술기운은 진즉에 싹 달아난 모양이었다. 그리고 무릎 꿇은 그녀의 앞에는 주정과 옷차림은 같지만 조금 더 큰 갓을 눌러 쓴 한 사내가 서 있었는데, 비록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미묘하게 비틀어진 그의 입모양은 그가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큭큭, 요즘 차사들은 차~암 대담해요? 나 때는 천 년 정도는 짬밥을 먹어야 몰래 한 두명 정도 고칠 용기를 냈었는데.”
……, 강림 영감. 이것은 그 등신……아니, 그 아랑이라는 박수무당 놈이 영악한 수를 쓰는 바람에…….”
그래서, 지금 변명하는 겁니까?”
, 아니 변명이 아니라……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저기, 강림 영감. 귀를 후비지 마시고 제 말을 좀…….”
? 내가 당신 말을 왜 들어야 합니까? 들어봐야 당신이 살생부를 고쳐 적었다는 결론은 안 바뀔 텐데요?”
…….”
변명의 기회조차 허락 않는 냉정한 한 마디 한 마디에 더욱 고양이 앞의 쥐처럼 움츠러드는 주정. 그러자 한동안 그녀를 노려보던 강림이라 불린 사내는 짧은 한숨과 함께 갓을 더욱 푹 눌러 썼다.
……라고는 해도, 벌을 주는 건 내가 아니니까 말이죠. 그러니까 주정 차사에 대한 벌은 공명정대하신 우리 대왕님께 맡기도록 하죠.”
강림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손가락을 딱 부딪치자, 강림의 뒤에 있던 벽이 쿠르릉 소리를 내며 양쪽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갈라진 벽에서 나타난 것은 벽을 대신하는 거대한 천과, 그 천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인영(人影)이었다. 3~4미터는 될 법한 거대한 크기의 인영. 그것을 본 주정은 그 거대한 크기에 압도되어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이 망할 초짜에게 어떤 형벌을 내리면 합당하겠습니까, 대왕.”
강림이 허리를 꾸벅 숙이며 정중히 묻자, 얇은 천 뒤에 가려진 거대한 그림자에서 위엄과 낭랑함이 동시에 묻어나오는 묘한 분위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합당한 벌이라. 흐음……내 듣기로, 주정 차사는 술을 그렇게 좋아한다지? 그렇다면 술이 지천에 널린 곳으로 보내줘야 되지 않겠나?”
? , 그건 좀 좋을지도…….’
저승 술을 끓이는 가마솥에 3백년 정도 끓여버려.”
좋지 않잖아아아아!!!”
염라대왕의 무심한 발언에 주정은 벌떡 일어서며 격렬한 항변의 외침을 내뱉었으나 되돌아 온 것은 싸늘한 조소뿐이었다.
하하, 그럼 벌을 좋으라고 받나? 개소리도 작작해야지 하하하……뭐해? 끓여버려.”
아니, 잠깐! 잠깐만! 내가 무슨 수육입니까?! 물론 수육은 좋아하지만, 먹는 걸 좋아할 뿐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요?!”
주정은 필사적으로 발악해 보았지만 이미 높으신 두 분들의 마음은 확고한 듯 했다. 천 뒤의 그림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강림이 다시 한 번 손가락을 딱 부딪치자, 어디선가 두 명의 저승사자가 나타나 주정의 양 팔을 구속했다. 그렇게 두 명의 저승사자는 주정이 하고 반항할 새도 없이 그녀를 바깥으로 질질 끌고나가기 시작했다.
, 잠깐! 이런 말도 안 되는 형벌이……!”
후후, 주정 차사. 괜한 반항하지 말고 얌전히 벌을 받으세요.”
그렇지. 산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죄를 지었으면 값을 치루는 것은 당연한 게야.”
서로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는 강림과 거대한 인영.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질질 끌려 나가던 주정은 이익!’하고 입술을 꽉 깨물더니, 고개를 돌려 호리병의 술을 꿀꺽 꿀꺽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캬하!’하고 호리병에서 입을 뗀 주정은 뱃속에서 천천히 끓어오르는 취기를 원동력 삼아 두 상사를 향해 버럭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거 놔아! 이 망할 영감탱이들! 겨우 한 달 가지고 가마솥에 3백년?! 지금 장난해?! 그딴 전례 들어본 적 없어! 솔직히 말해! 니들 그 망할 놈한테 제사상 받았지?! 그래서 일부러 이러는 거지?!”
…….”
…….”
진짜 받았어어?!!”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는 두 높으신 분들을 보며 경악성을 내뱉는 주정. 그런 주정의 눈치를 슬쩍 슬쩍 보며 강림과 거대한 인영은 , .’ ‘어흠.’하고 괜한 헛기침을 내뱉었다.
아니, . 변화하는 속세에 맞춰 우리 사후세계도 변화하자는 뜻입니다. 그 왜,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그렇지, 그렇지. 요즘 속세에는 참 배울 게 많아. 그 중에서도 정치적 로비라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문화가 아닌가. 가만히 앉아있어도 제사상이 굴러들어오니.”
, 이 진상들아! 속세에서 배워도 왜 하필 그딴 걸 배워 와! 부패저승의 시작이냐?! 저승판 유전무죄 무전유죄야?! 니들이 쓰는 마법은 무슨 매관매직이냐고?!! ?!”
주정은 불그스레한 얼굴을 더욱 붉히며 바락 바락 소리쳤지만 두 사람은 이미 들을 생각이 없는 듯, 양 손으로 귀를 두드리며 ~~안들립니다~.’ 따위의 말을 지껄이고 있었다. 그러한 상사의 추태를 실시간으로 보게 된 주정은 간신히 붙들고 있던 마지막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듯, 도리질을 치며 마구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크아악! 나이를 기원 단위로 처먹은 것들이 무슨 짓이야?! 니들이 애냐?! 애야?! 초등학생 4학년이냐고! 게다가 난 지금까지 저런 인간들 아래서 일했던 거야?! 으아악 오라질! 이건 악몽이야! 전부 다 악몽이라고!”
주정이 끝내는 현실도피를 시도하며 발악하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림이 천천히 다가와 속삭였다.
주정 차사. 그럼 이 악몽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 줄까요?”
?”
은밀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강림의 얼굴을 마주 본 주정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마구 끄덕이기 시작했다.
“좋아요. 그렇다면 알려드리죠. 이 악몽에서 깨어날 방법은…….”
갓을 슬쩍 올린 강림은 자신의 입술을 주정의 머리칼에 살포시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는 가느다란 숨결을 주정의 귀에 불어넣으며…….
일어나, 이 망나니야!”
 
으헉?!”
잠에서 깬 주정은 눈을 번쩍 뜨며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책상 위에서 몸을 일으킨 그녀의 코앞에는 눈살을 잔뜩 찌푸린 아랑이 보온병에 꽂은 빨대를 입에 문 채 서 있었다.
남의 책상에 벌렁 누워서 뭘 쿨쿨 자고 있는 거야? 팔자가 아주 상팔자로세.”
아랑은 주정을 향해 있는 힘껏 빈정거렸지만, 주정은 그런 아랑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듯 자신의 볼을 마구 꼬집어댔다.
어어……설마 그쪽이 꿈이었던 거야?”
뭔진 몰라도 현실은 이쪽이다.”
다행이다……가 아니지! 제기랄, 한 번 자고 일어났더니 네놈과의 만남도 모두 꿈이었어! 같은 전개였으면 훨씬 좋잖아!”
저승사자 주제에 너무 인간적인 발상 아니냐, 그거?”
아랑은 머리를 싸매고 책상 위를 데굴데굴 구르는 주정을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창가에 턱 걸터앉았다.
점심 먹고 오는 동안 생각 할 게 있다더니, 꿈속에서 열심히 고민하고 있었나 보지? 아주 무아지경으로 자고 있더만? 한심하다 한심해.”
?! 네 놈이 그런 말 할 자격……!”
입가에 침.”
아랑의 지적에 주정은 재빨리 손등으로 입술을 부비부비 문질렀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보며 키득거리는 아랑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서 중얼거렸다.
……확실히 말해두는데, 영혼은 안 자는 것뿐이지 못 자는 건 아니야. 스읍.”
흐음~. 그럼 안 자도 별다른 문제는 없는 거지? 
"그래."
"그럼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자지 말라고.”
? 남이야 자든 말든 네가 뭔 상관이야?”
주정이 앙칼진 목소리로 소리치자 빨대를 쪼르륵 빨고 있던 아랑은 씨익 웃으며 창가에 걸터앉은 몸을 흔들거렸다.
넌 한 달 동안 날 살려줘야 하잖아? 그 전에 내가 죽으면 곤란하지 않아?”
. 그래, 빌어먹게도 그렇지. 그런데 그게 뭐?”
“행여나 네가 자는 사이에 내가 난데없이 죽으면 어쩌려고 그래? 가령, 이렇게…….”
? 무슨 소릴…….”
주정은 아랑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창가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다음 순간 주정의 눈동자가 평소의 두 배나 커지며 그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창가에 아슬하게 걸쳐있던 아랑의 몸이, 그대로 뒤로 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주정을 향해 의문의 미소를 지으며 창밖으로 서서히 떨어지는 아랑의 몸. 그의 두 눈동자는 맑은 빛을 흘리며 주정에게서 점차 멀어져 가고 있었다. 마치 밤하늘에 낙하하는 유성처럼, 떨어지는 두 개의 눈동자.
그리고 그런 아랑의 눈동자를 마주보고 있던 주정의 몸은, 어느새 그에게 달려가며 손을 뻗고 있었다.
콰악!
…….”
, 잡았네. 살릴 생각은 있구나.”
떨어지는 아랑을 향해 몸을 날린 주정은 간신히 아랑의 손목을 붙잡았다. 창 바깥으로 떨어지려던 아랑의 몸은 주정의 손에 의해 위태위태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고, 아랑은 그런 상황이 즐거운 듯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
?”
……이게 무슨 짓이야, 이 미친놈아!"
주정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아랑을 잡은 손목을 확 잡아당겼다. 그러고는 자신의 품으로 끌려온 아랑의 멱살을 콱 쥐며 분노의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너 이 자식, 왜 이제 와서 자살 소동이야?! 죽을 거면 어제 죽던가! 지금 나 놀리냐?! ?! 내 참을 인자가 몇 개까지 가나 세 보는 거냐고?!”
주정이 아랑의 멱살을 잡고 마구 흔들어대자, 아랑은 주정이 흔드는 대로 몸을 맡기며 입술을 떼었다. 
아니, 나는 그냥 실험 좀 해보려고 그랬지. 말로만 구해준다 해놓고, 정작 죽을 뻔할 때 안 구해주면 낭패잖아 낭패. 그러면 앞으로 내가 할 일에도 지장이 크다구.”
어쩔 수 없었다는 투로 변명의 말을 내뱉는 아랑. 그러나 아랑의 그런 말도 안 되는 변명에 주정이 '아, 그랬어?' 하고 얌전히 수긍할리 없는 노릇이었다. 여전히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주정의 눈을 바라보던 아랑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창밖을 가리키며 속삭였다.
게다가……미안하지만 저승사자씨. 여기선 떨어져도 안 죽어. 여긴 1층이거든.”
……?”
아랑의 말에 주정은 잠시 멍청한 신음소리를 내더니, 아랑의 멱살을 쥔 채 창밖으로 고개를 휙 내밀었다. 그래보니 과연. 창틀이 조금 높아서 바닥과의 거리가 꽤 있기는 했지만, 그래봤자 1.5미터가 채 되지 않는 높이였다. 정수리부터 바닥에 직격하지 않는 한 이곳에서 떨어져 죽기는 접시 물에 코 박고 죽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터.
……그럼, 이번에도 날 놀리려고…….”
. 반은 시험이었지만, 반은 그 쪽도 포함되려나~. 정색하고 내 손목을 잡았을 때는 꽤 재밌었어. 저승사자 주제에 이렇게 순진해서 어디에 쓰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지.”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는 주정을 바라보며 아랑은 능글맞은 미소와 함께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웃음소리를 들은 주정의 얼굴은 처음으로 취기 따위 1%도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감정의 기복으로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이…….”
이야아~아무튼 안심인걸. 든든한 빽이 생겼어. 저승사자가 내 편이라, 후후. 이걸로 조만간 죽을 걱정은 없겠…….”
분노로 몸을 떨던 주정은 여유롭게 감상을 이야기하던 아랑의 멱살을 콱! 하고 더욱 세게 움켜쥐더니 그의 몸을 다시 창틀에 앉히고서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너 인마아! 이 망할 등신아! 다시, 다시 떨어져! 그리고 정수리부터 바닥에 직격해서 죽어버려어!”
아하하~차라리 내가 복채 없이 점보길 바래라~.”
주정이 멱살을 잡고 흔들던 말던 아랑은 짓궂은 미소와 함께 얄미운 웃음소리를 흘렸고, 그 웃음소리에 따라 주정은 더욱 세게 아랑의 멱살을 흔들며 죽어, 죽어버려! 이 망할 선무당!’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그렇게 한동안 둘의 덧없는 실랑이가 지속되고 있던 그때.
……, 선배?!”
?”
난데없이 바깥에서 들려온 소녀의 목소리에, 창가에 아슬아슬 걸터 앉아있던 아랑은 창밖으로 슬쩍 고개를 내밀었다.
 
+ 작가의 말 : 2주차 감평을 조금 염두에 두고 수정, 집필 해 봤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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