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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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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날씨는 흐린후 맑음글 ink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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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 메이커(Rainmaker)
13-06-08 16:20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밖을 보니 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 하는 순간 정신이 극도로 예민해진다. 내리는 빗방울 하나하나가 그려진다. 하늘에서 떠돌며 수분을 끌어들이고, 떨어지고 박살나는거까지 그게 수십, 수백억개가 반복되는 것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열려있는 창문에서 빗방울이 섞인 차가운 바람이 휘익 하고 내 귓가를 스친다.
'영현아'
어제 일이 머리에 겹쳐서 떠오른다. 머리가 웅웅거리고 손발에 식은땀이 난다. 왜 아직도 잊지못하는가. 눈앞이 아찔해서 주저앉고 만다. 왜 아직도 잊지못하는가. 안전장치 없이 옥상난간에 외다리로 서면 이런 기분일까 왜 아직도 잊지 못하는건가.. 아직도 아직도.!!!!
입술을 꼭 깨물고 주먹으로 쿵! 하고 바닥을 강하게 내려찍는다. 아프다.  간신히 정신이 좀 맑아진다. 눈물이 난다. 아마도 눈물에서 가장 큰 비율은 나 자신에 대한 한심함이 차지하고 있으리라. 

이런 발작은 오랜만이다. 아아.. 어제 그 일이 겹쳐서 그런것이었나.  혹시나 내가 마침내 미쳐서 헛것을 보고 듣는것은 아닐까.. 생각하니 손발끝이 이번엔 얼어붙는 기분이 들었다. 

겨우 학교갈 채비를 마치고 아파트 현관을 나선다. 비는 여전히 거세게 내리고 있다. 살짝 몸이 굳어진다. 비가 싫다. 아니 무섭다... 생각만 하기 시작하니 온갖 헛생각이 머리를 매운다
"하아... 앗!"
한숨인지 기합인지 모를 소리를 내보니 좀 나아지는것 같긴한데..

"누군지 모르지만 궁상이 쩌네"
 갑자기 뒤에서 반가우면서도 짜증나는 목소리가 들렸다. 가희였다.
"그렇게 소리 좀 지르지 마, 보는 내가 쪽팔린다 야."
젠장 얘는 아침부터 시비걸러 찾아온건가..? 순간 신경질이 났다.
"비오면 나 별로 상태 안좋은거 알면서 왜 물어보는데? 시비거는거야?"
특제 대형 우산을 탁 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서 성큼 성큼 걸어간다. 뒤에서 작은 보폭으로 쫒아서 오는건지 탓탓 물이 튀는소리가 들린다.
"같이가~ 영현아"
무시하고 조금 더 빨리 걸어가는데 따라붙어서 다시 이야기 한다.
"삐졋어 영현아? 내가 잘못했으니까 같이 가자. 응?"
옆에 찰싹 붙어서 이야기 한다. 같이갈까.. 아니 그냥 가자. 조금 더 빨리 걷기로 한다. 
"미안하다니까~!" 
사실 내 오랜 악우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 승리감은 흔히 오는게 아니다. 물론 절대로 그것때문에 계속 무시하고 가는건... 아마 맞는것같다. 라고 딴생각을 하는사이

"에잇!"
하고 옆에 뭔가 묵직한 감촉이 느껴져 쳐다보니 가희가 우산을 접고서 내 우산 밑에서 찰싹 붙어 있었다.
"야! 이게 무슨짓이야?"
"몰라. 이렇게 될 때까지 내 말을 무시하고 간 영현이 잘못인걸"
살짝 붙어서 옆에서 날 올려다 보며 말한다.
"내 우산이라고. 자리없어. 나가. 너 우산 있는데 왜 달라붙어"
"이거?"
손에 있던 우산을 들고선 휙 하고 강둑길 아래로 던져버린다. 저거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자기 입으로 '유일한 우산'이니 뭐니 하지 않았었나?
"됐지? 이제 씌워줘"
"야..이"
"아님 나 비맞고 가야돼? 그거 보고 있을 수 있어?"
살짝 웃으면서 고개를 기울인다. 귀엽게 보이려는 수작같지만 내 눈엔 얄밉기 그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밀어내던 어깨를 조금 옆으로 틀어서 공간을 만들어준다
나는 누군가 비를 맞는것도 보고 있지 못하니까..

"옆으로 좀 비켜봐. 비가 튀쟎아"
이 배은망덕한 소리는 방금 우산을 제 손으로 던져버린 내 오랜 악우의 목소리다.
특제 대형우산이라 공간이 널널하긴하지만, 역시 2명이 쓰기엔 조금 좁다. 역시나 내 어깨에도 빗방울이 조금씩 튀어서 젖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혼자 쓸 때보단 마음이 편안했다.

"그러고 보니, 가희 너 유령같은게 있다고 했었지?
"응 유령은 있어. 유령 같은게, 아니라."
말하면서 바라보니 가희는 특유의 큰 눈동자로 날 살짝 올려다 보고 있었다. 진지한건지, 슬픈건지, 기쁜건지, 꿍꿍이가 있는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묘한 얼굴이었다. 내가 살짝 불안해 하는걸 눈치 챈 건지 이번엔 살짝 웃으면서 가희가 말한다.
"그런데 유령이 있는데.. 그게 무슨 일이야?"
"그게 말이지...최근 내 뒤에 유령이 나타나는 것 같아."
그리고 나는 최근 며칠동안 뒤에서 죽은 미영이누나 목소리가 들리던 것, 흰 그림자를 본 것, 쫒아갔는데 아무것도 없던 것 들을 이야기했다.
".... 미영이 누나 목소리였단 말이지.."
뭔가 흠흠 거리면서 듣고 있던 가희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말이 없었다.

어느 새 교문앞에 도착했다. 아직 시간은 일러 교문근처에는 사람이 없었다. 교문을 지날 때 가희가 무슨 말인가 중얼거렸다
"이대로는 안돼.. 어떻게든 해야"
"응? 뭘 어떻게 해야한다는 건데?"
"아.!!! 그러니까."
살짝 고민하는 듯 하더니 내 앞을 스치고 나아가서 손가락을 펴고 말한다
"그 유령을!어떻게든 해야한다고. 한을 풀어주던지, 퇴치를 하던지, 어떻게든 해야지. 아니면 너 그렇게 평생 유령한테 스토킹이나 당하면서 살래?"
그건 아니지만.. 퇴치니 뭐니 하는 과격한 말이 갑자기 나올줄은 몰랐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건가...
"그렇진... 않아"
"좋아. 그러면 마치고 나서 부실에 와. 이런 일이야 말로 우리 '미스테리 부' 가 나설곳이니까"
말하고서는 약간 떨어진 현관으로 말릴 틈도 없이 탓 탓 하고 뛰어 들어가버리는듯.. 하더니 갑자기 뒤로 돌아선다
"꼭 와야해~! 안오면 죽는다?"
쓴 웃음을 지으며 손을 들어 응답한다.

방과후 부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가희랑 부장선배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게 보였다. 꽤 재미있는 이야기였는지 내가 들어간지 모르고 있다가 부장선배가 내가 들어선 걸 먼저 눈치챘다. 그리고는 나한테 뛰어와
"사랑해 영현아~!"
엔딩에서나 나올 법 한 대사를 하며 착 달라붙어왔다.
"사랑해 역시 영현이야! 어제 내 절실한 사연을 듣고 감동해서 이렇게 바로 사건을 가져오다니. 너무 맘에들어, 감동적이야. 사랑해~"
목에 팔을감고 온몸을 밀착시킨다. 떼어내기도 뭐해서 가만히 있으니 좋은 향기도 났고, 피부도 부드러웠고, 무엇보다 가슴쪽에 포근한감촉이 두근두근.... 
"너~ 무 귀여워, 얘 그냥 내꺼하면 안돼?"
"안돼!!"
큰 소리가 나서 그 쪽을 보니 가희가 눈물어린 눈동자를 하고, 얼굴이 빨개져서 여길 쳐다보고 있었다. 아침부터 뭔가 화가 많이 났나보다. 조심해야지....
"어머. 그렇겠구나. 미. 안. 해~ 가희양"

하고 떨어져 주시는 부장님(조금은 아쉽다) 그리고 자기자리로 돌아서더니 돌아서서 앉을땐 어제의 그 여유있는 위압감을 되찾았다. 
"그래 영현아. 자세한 이야기는 가희한테 들었어. 분명 가희는 '어떻게든'해달라고 했었지. 그래 그러면 너는 어때?
"..?"
"너는 그 유령을, 예전에 친하게 지내던 누나의 유령일지도 모르는 그것을 '어떻게' 하길 바라는거야?"
"저는...
나는 도대체 무엇을 바라고 있는걸까. 다시만나서 재미있게 노는거? 떠나보내는거? 퇴치하는거?... 아니다 그런것은 여기서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화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내가 원하는게 아니라, 미영 누나가 원하는걸 이루길 원해요"
이런게. 생명의 은인을 대하는 진정한 태도라고 나는 조금은 우쭐거리며 생각해 보는것이었다.

"그렇구나.. 알겠어"
하고 갑자기 가방을 챙기고 옷가지를 입으시는 부장선배. 어디 나가시려나 보다
"선배. 어디가요?"
"그거야 당연히, 널 유령과 만나게 하러가지, 너도 같이가야해, 덤으로 가희 너도"
무슨 유령과 만나는 일을 옆집 동생과 만나는 일과 동급인 것 처럼 말씀하신다. 조금은 의심되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자니
"걱정하지마"
자신감있게. 나, 아닌 세상 보다 위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은 없어"

반신반의 하면서도 이것저것 챙겨서 내 아파트 현관 근처에 숨었다. 오면서 세운 계획에 따르면, 내가 현관으로 들어갈때 유령이 나올 건데, 그것을 멤버들이 숨어있다 '붙잡아서' 이야기를 하게 한다. 라는게 그 자신감있는 부장님이 세운 계획이었다.

'유령을 어떻게 잡아요?'
당연한 의견을 제시하자 부장님은 코트 안주머니에서 호일로 싸인 환약 3개를 꺼내서 하나씩 나눠주셧다.
"혜진이가 만든거야. 몇몇 마법서와, 중추신경계쪽에 작용하는 약물을 섞어서 만들었대. 먹으면 유령을 볼수도 만질수도 있게 된다나.. 몇 번 먹어봤는데 효과는 확실하고, 부작용은.. 내가알기론 없어"
...불안하다.. 그렇지만 부장선배와 가희가 먼저 하나씩 집어서 냠냠 먹는걸 보니 조금 안심이 되어서 나도 하나 집어본다.
"걱정마, 별로 쓰거나 하지 않으니까 먹긴 편할거야"
향이 좋다. 슬쩍 눈치를 보니, 평온한 얼굴이다. 살짝 입을 벌려서 이빨로 깨문다..
"!!"
펄쩍 뛸 정도로 썼다! 다시 한 번 가희 눈치를 보니 쑥쓰러운건지, 얄밉게 살짝 웃고있다. 제길 혼자서 죽지 않겠다는 것이었나?... 간신히 부장선배가 건네준 껌 덕분에 정신을 차린다.

시계를 보니7시 57분 이었다. 8시가 되면 내가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었다. 비가 많이 내린다. 별 문제 없겠지? 시간이 점 점 흐른다.
환약을 먹고나서 날카로워진 신경이 내리는 비에 섞여서 꽤나 괴롭다. 59분이다.. 조금 이르지만 괜챦겠지.. 가야겠다.
현관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빗소리에 발자국소리가 묻힌다. 무슨 말을 나는 하고싶은걸까. 왜 이러는걸까.

만나보면 알겠지.. 만나보면


현관에 거의 닿았을 때 였다. 갑자기 뒤에서 큰 소리가 났다.
"영현아 뒤!"
부장선배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휙 하고 뒤돌아본다. 흰그림자다. 내 바로 뒤에 있었다. 정신을 놓고 있었던것도 아닌데 어떻게 여기까지? 붙잡아야한다. 팔을 이리저리 휘두르지만 흰 그림자는 교묘한 움직임으로 이리저리 피하더니, 가희가 매복하고 있는 방향으로 믿을수 없을정도의 속도로 도망쳤다.
"가희야!"
외치면서 쫒아간다. 잡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난! 
비를 맞는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정신없이 아파트 뒤를 돌아서 쫓아간다. 그리고 그 곳엔.


흰 옷을 입은 가희가 쓰러져 있었다.

가희야!!!!!!!!!!!!!
 
+ 작가의 말 : 시간이 부족합니다아. 모두들 행운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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