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엔딩 이후의 세계>, 2회 <몬스☆패닉>에 이은 노블엔진 제 5회 라이트노벨 대상 '대상' 수상작.
눈에 두드러지는 특징은, 대다수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일러스트와 심사평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독특한 세계 설정이라 할 수 있겠다.
먼저 일러는 말이 필요없이 일단 크다. 뭐가? 여캐릭터들의 가슴 사이즈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월린은 물론이요, 로리 포지션인 가람조차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크기를 가지고 있다.
오히려 라노벨에서 노출이 심한 일러스트는 꺼리는 워플이지만 이것은 개인의 취향 문제니 넘어가기로 한다.
두번째로 세계 설정.
10년 전, 화국과 월국의 전쟁이 있었다. 수국을 멸망시킨 화선의 침략이었다. 전장을 제압하는 거대병기 융戎을 무수히 이끌고 산신山神의 나라를 짓밟았다. 일방적으로 유린당한 월하의 사람들은 한순간에 소중한 이도, 생활의 터전도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
──그리고 여전히 전란이 멈추지 않은 현재, 저항군의 소녀와 용병 조종사 소년이 만난다.
“아, 안녕하세요. 월하 제2공주, 맑은달 월린이라 합니다.”
“검은사슴, 흑록. 현재는 화선에 고용된 용병인데.”
망국의 공주가 된 여린 소녀, 적국의 용병이 된 무심한 소년.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무대 위에서 엇갈렸던 시간이 교차하고──소년은 소녀를 위해 전장을 달린다.
심사평에서는 동양풍 세계관과, 메카닉, 이능적 요소를 적절히 조합한 설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월하月霞, 화선火選과 같이 일주일(또는 음양오행)을 연상케 하는 국가명. 흑록黑鹿, 월린月潾과 같이 한자로 함축된 의미를 가진 인물명. 특정 국가의 전통의상은 아니지만 동양풍 배색과 분위기를 내는 복장 등이 기존의 작품들과 비교해 신선하다.
<기신전기 던브링어>의 '앨터 아머'나 <울티메이트 크로스> 'UC'와 같은 메카물에나 나올법한 이족 보행 병기, 화국의 융戎(이름 부터가 병기兵器라는 의미이다)은 이 작품만의 개성을 만들어 낸다. 다만 다른 두 작품과 달리 가람에게 당하는 한 장면을 제외하면 병기 일러스트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살짝 불만이다.
도교의 신선神仙과도 같은 기이한 능력을 지닌 월국의 산신山神, 기존의 병기와 대등하게 싸울 능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나 1권 내용에서의 활약은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이러한 흥미로운 설정들을 적절한 묘사와 이야기로 차분히 풀어나가고 있다. 억지로 설명하는 듯한 느낌이 적어 좋았다.
다만 스토리 면에서는 너무 빤한 감이 있다. 정도를 따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작위적으로 느껴지면 문제가 발생한다. 흑록을 대하는 월국 인물들의 태도가 좀 그러했다.
캐릭터 관계에 있어서도 껄끄러운 부분도 존재한다.
표지 히로인과 1권 주제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지는 모르지만, 오랜 기간 주인공 흑록과 파트너였던 유하의 존재가 중부반부 월린에게 밀린다는 것은, 유하의 큰 의미 없는 지시나 월린의 비하인드 스토리만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막바지 월린을 위한 흑록의 행동을 통한 주제 표출. 이후 성립된 등장 인물들의 관계는 앞으로의 전개에도 충분히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음권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