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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이후의 세계 2권
작성일: 12-04-02 22:22
조회: 2,133
추천: 0
비추천: 0
1권을 읽으면서
'엔딩 이후'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그랬던만큼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잘 살려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러브코메디네요-
아니, 뭐.. 물론 1권과 내용이 이어지고
오히려 1권에서 진행된 이야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기도 하지만,
책 제목대로 '엔딩 이후의 세계'라는 소재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는 것 같아서
(제가 다음 2권 소재를 걱정했던 것 처럼)
오히려 좋았습니다.
그러고보면 1권 감상 중 소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감상도 있었는데
2권에 대해서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전체적인 전개는 참.. 잔잔하고 무난한 편이었습니다.
물론 왕따당하는 소녀를 구해주려고 노력하는 이야기는
몰입감도 좋았고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
1권에 비해 기세같은 면이 많이 죽은 것도 있고,
읽으면서 '..그래서 이 이야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거야..'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이야기지만, 그야말로 큰 의미는 없어보였거든요.
그냥 그대로 흘러갔다면
'새로운 히로인이 한 명 추가되었습니다- 아- 무난해-' 로 끝났겠지만..
이번에도 후반부에 1권 만큼이나 강렬한 반전과 충격이!!
특히 이번 2권의 반전과 클라이맥스는 1권에 비해 더 주인공에게 공감하기 쉬워서 좋았습니다.
당장에 시하가 분노하는 부분만 봐도,
1권의 '우리 애들을 상처입히다니-!!'로 화내는거에 비하면
압도적일 정도로 주인공에게 공감하기 쉬웠고 같이 화내게 되더군요.
으으- 으으- 안 돼!! 라고 주인공과 함께 외치게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후반부 전개의 중심인 '시하의 자기 투영' 또한 머리를 한 대 맞은듯이 뎅- 하게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주인공이 눈치채지 못했듯이,
읽는 입장에서도 주인공의 문제점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심지어 1권에서도 그런 경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악역에게 분노하다가
'..어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인공과 닮은 부분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맥거핀은... 맥거핀은...
으음... 나오긴 나오는데 말이죠...
이걸... 출현했다고 봐야하낰ㅋㅋㅋㅋ
하지만 아무래도 좋아요! 귀여우면 됐어!!
이거 묘사가 너무 귀여운거 아닌가요. /ㅁ/
어느 지인분 말씀대로,
작품에 나온 맥거핀 앱의 출시가 몹시 시급합니다. 진지하게!
한가지 아쉬운 점..이랄까 특이한 점은,
결국 2권에서 시하의 마음과 함께 중요한 부분인 희진의 마음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
아니.. 뭐..
전개상, 그리고 이런 반전과 연출에는
희진의 마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오히려 해가 되겠지만,
간접적인 연출 마저도 기막힐 정도로 비어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아니 뭐랄까.. 2권의 '핵심'인 것에 비하면
출연 자체가 너무 적지않나 싶은 정도라서,
당장에 2권을 다 읽었을 때는 '시하의 자기 투영 및 자기 혐오'만 강렬하게 느껴지고
희진이 느꼈을 마음에 대해서는 떠올리기 힘들었습니다..
..만, 어설프게 연출할 바에야 아예 이렇게 철저하게 공란으로 비워두는 것도 괜찮네요.
당장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시하에 대해 생각하고,
곱씹을 때는 희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그 부분에 대해 독자 스스로 채워나갈 수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어요.
2권의 희진에 대한 팬픽이 한둘 보인다 싶더라니,
이런 이유에서였군요.. (웃음)
마지막으로-
이 흐뭇한 엔딩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토코노코는 위대했다.
..정확히는 그게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말하면
왠지 엔딩에 대한 네타가 될 것 같으니까 말 안할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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