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처음 본 일본어로 된 애니메이션이 에반게리온이다.

그리고 그 에반게리온을 시작으로 해서 흔히 말하는 오타쿠 문화에 대해서 발을 들이게 되었기에 해독서가 정발되어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많은 기대를 하면서 공식설정인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읽어본 뒤엔 역시나 개인 의견일 뿐이라는 생각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책을 펼쳐서 읽어보면, 이 책을 쓴 저자의 말에서 잘난척이 철철 넘치고, 오오타키씨의 해설에 반발감을 가진채 열폭하는 느낌의 글이 이어진다.

물론 책을 쓴 사람은 글 서장에 자기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는 글을 장황하게 적어놓기는 했지만, 역시 이것도 자기가 쓴 글의 합리화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오오타키씨가 에반게리온 신편을 안봤기에 이러한 해석을 하였기 때문에 잘못된 해석을 한것 같다. 라는 말도 자주 나오지만 이 책을 쓴 키타무라 마사히로씨도 극장판이 다 나오기 전에 쓴 글이라는 점만 봐도 자기가 말한 오류에 자기의 글도 포함시키는 잘못을 하고있는 점도 어떻게 보면 웃기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런 점들을 어느정도 무시할 정도로 책의 내용은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생각지도 못한 점들을 캐치해서 해석하는 점이라던가, 각 캐릭터의 발언을 하나하나 해석하는 점이라던가, 각 사건들에 대한 정황들이라던가. 솔직히 억지로 끼워맞추기를 하면서 세심하게 파고드는 점들이 재밌었지만, 그냥 봐도 바로 추측 가능한 내용을 장황하게 해설하는 점을 보면 역시나 저자의 잘난척이 확연히 묻어나온다.

내 나름대로 생각하기엔 솔직히 이 책은 재미있다. 에반게리온의 내용에 대한 추측이나, 내용들로 볼때는 해석서의 완성도로는 꽤나 높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의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읽는 사람들을 꽤나 많이 가릴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에반게리온의 내용에 의구심이 든다면 이 책을 소개시켜 주고 싶지만, 책을 소개시켜 주기 전에 꼭 한마디는 해주고 싶다.

"이 책은 공식이 아니라 개인 의견일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