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은 작품의 3/4 이상을 지배하는 러브코메 파트를 아무런 목표 없이 그저 "데이트를 한다"는 내용 하나로만 채움으로서, 뒤로 갈수록 작품이 지루해진다는...초반과 후반은 괜찮지만 허리가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는데요...중반엔 얼른 아무 사건이나 하나 터지라며, 막 작품 속으로 "시하 이 망할 꼬맹아 흑마법사나 되어라!"는 독전파를 쏘고 있었는데요...
2권은 그런 문제가 거의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허리가 튼튼해 졌어요!
이번 권부터는 "왕따문제를 해결한다"와 "희진이와 화해한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꽤나 강약이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거든요. 더이상 데이트만 하지 않아요! 더 이상 러브코메와 시리어스가 따로 놀지도 않고요!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럽게 술술 읽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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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드러움'을 느끼게 된 것에는 주인공에게 이제야 겨우 애정을 느끼게 된 덕도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1권에서는 진짜 그 방정맞게 까불까불하는 모습만 봐도 막 패주고 싶었는데...그게...봐요. 솔직히 남자가 봐도 반할만한 훈남이라도, 대놓고 하렘하렘 하면 진짜 어지간하지 않으면 질투의 샘이 간헐천처럼 솟아오르며, 마구 패주고 싶은 것이 수컷의 본성 아니겠나요? 근데 이건 진짜 전형적인 "여자라만 귀여워 해 줄지 몰라도, 남자라면 일단 패고 싶은 존나게 까불거리는 애새끼" 그 자체였잖아요. 그래서 희진이가 박살을 낼 때마다 진짜 속이 시원하니 절로 휘파람을 불고 싶어지는...그런 주인공이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까지 반감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익숙해진 것도 있겠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없어도 주인공의 언행에 훨씬 설득력이 붙었다는 느낌. 개그 치는 것도 잘난 척 쩌는 게 일단 패주고 싶었던 그런 쇼타색 패기에서 벗어나, 좀 더 자연스럽게 바보스러운 만담이 된 것 같고...무엇보다 섹드립이! 섹드립이! 느끼하지만 뻔뻔한 섹드립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귀여워! 이제야 뻔뻔한 쇼타 스타일 주인공의 장점이 빛을 보는 느낌이네요! 까불 까불 에로 쇼탘ㅋㅋㅋ이런 드립은 이런 타입의 주인공이 아니면 못 하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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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번 2권으로, 이 엔이세라는 이야기는 시하와 희진이의 이야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작품을 보면 시하의 현재진행형의 진지한 고민은 물론, 과거의 트라우마, 현재의 행동양식의 원리, 미래의 목표 등등 한시하라는 인간의 모든 것이 "노희진"이라는 캐릭터에게 맞추어져 있음요. 희진이가 조금만 잘 대해주면 바로 살랑살랑 꼬리 흔들고 까불고, 화 내면 순식간에 멘붕하는 꼴을 보면 진짜...ㅋ...
희진이가 자신을 좋아할 리 없다고 둔감하게 굴면서 이야기를 꼬이게 만드는 것은, 참 사람 빡치게 하는 일입니다만...그렇게 된 이유가 1권에서 잘 설명이 된 만큼 이해는 가고, 무엇보다 그것도 사실 시하에게 있어서 희진이가 너무 여신이라서 그러는 것이거든요.
다른 여성 캐릭터들이 인간이라면..."희진이 여신 진짜 여신!" 막 이런 느낌? 너무 소중해서, 숭배하며 떠받들어서, 그런 숭배의 대상이 자신 같은 비천한 죄인에게 성적 호의를 품을 리 없다고 생각해서, 존슨이 막 절로 수그러드는 그런 상황이라고나 할까...
그는 희진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남자...정신적 한정적 임포...( -_)
뭐 어쨌든 이러한 "노희진 찬가" 전개 덕분에, 희진이는 다시 이 작품에서의 제 최애캐가 되었습니다. 1권에서 내내 최애캐다가 생리드립 탓에 야니에게 추월당했는데, 여기서 다시 왕좌를 탈환하네요. 아아...역시 희진여신님 님이 최고에요! 저 오만방자한 죄인 한시하의 두개골을 살포시 으깨주십...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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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둠에 다크하니 질척질척 쫀득쫀득한 감정선은 참으로 취향입니다만, 워낙 노희진이 압도적으로 원탑인지라 작품 밸런스가 살짝 걱정되기는 해요. 저야 희진이 좋아하고 이런 다크한 전개 좋아해서 별 불만 없었습니다만...시하야 너 너무 수렵민족이다...잡힌 사냥감에 너무 신경을 안 쓴다...ㅋ
뭐 공략 완료된 캐릭터에 우선적으로 이야기의 순번이 돌아가는 것이야 당연한 것이겠지만, 슬슬 잉여화된 다른 캐릭터들에 대해서도 비중 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맥거핀이 진짜 맥거핀이라고요? 180대 누님도 있는데 지금 맥거핀이 불평을 말할 순번임? 짝퉁 네티도 크게 나을 바가 없고...ㅠㅠㅠㅠ
근데 그렇다고 또 희진이 비중이 들면 슬플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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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야니도 1등에서 쉽게 끌어내려지지는 않겠다는 패기를 보여주었습니다만.
막판의 그 시하에 대한 절절한 대사는 너무...너무 애절하면서도 상냥하고 막 멋있고...ㅠㅠㅠㅠ 다만 별다른 중간 과정 없이 1권의 야니와 2권의 야니의 멘탈 강도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나 할까, 애가 안 보는 사이에 두부멘탈에서 완전 오리하르콘멘탈로 진화를 해 버린지라...너무 위화감이 들었었네요. 덕분에 왕좌 사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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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는 진짜 답답한 문제. 이 작품에서는 결국 주인공의 특권인 초월적 힘으로 해결했습니다만, 보면서 속이 시원하기는 했습니다만, 실제 상황이라면 그런 식으로 휙휙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교사의 고뇌는 작가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고요. 대체 어떤 방법이 최선일까요...
이런 문제에 전문가가 나서야 하는 것이겠습니다만, 웹상에 돌아다니는 그러한 전문가들의 상담 기록을 들여다 보면, 참으로 한숨이 나오는 수준이지요.
속이 답답합니다.
진짜 대단한 해답을 내놓지 않는 한, 이런 화두 제시는 기분이 찝찝해지기만 하는 듯...음...그런 의미에서 별로 성공적이지는 못한 소재활용이었다고 생각해요. 뭐 고민할 필요가 있는 문제입니다만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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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는 1권은 인쇄 탓이라고 들었지만 진짜 아니였는데, 2권은 많이 좋아졌네요. 그 깔깔이 박사님의 가슴이 너무 탐스러워서...반했스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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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제는 이 "엔이세"라는 작품의 정체성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어두운 감정이 격렬히 폭발하는 막판 클라이맥스에 대하여.
수라장 같은 전개가 좋았습니다. 누가 누가 더 멘붕 잘 하나 승부하는 듯한 희진과 시하라든가, 버려진 개들끼리 핥짝핥짝이라든가...그런 질척함이 참...^^;;
개인적으로 2권의 클라이맥스는 1권 클라이맥스만큼 확 감정이 폭발하는 맛은 부족했다고 느낀지라, 평가의 최고치 자체는 1권이 더 높습니다만...평균을 내자면 2권의 가볍게 승리라는 느낌? 1권이 30~90 왔다갔다 한다면 2권은 60~80 왔다갔다?
1권이 네거티브적인 느낌이 강했다면...2권은 희진이의, 희진이에 의한, 희진이의 로맨틱 파워 폭발이라는 느낌? 수라장 전개로 완전히 사람을 확 끌어들이더니,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뒤통수를 때리고, 마지막에 희진이가 부끄러워 하는 모습으로 화룡점정....으앜ㅋㅋㅋㅋ버틸 수가 없닼ㅋㅋㅋㅋ아 이젠 생리드립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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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제가 응보에 유난히 까다로워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마지막 그건...좀...아니지 않나요! 벌이 전혀 안 되지 않음? 그렇게 해달라고 사정할 애도 있을 것 같은데...!!!
젠장, 쟞이에 그렇게 대단한 가치 따위 없다고요! 개그 터치로 넘기기에는 해 놓은 짓이 너무 심각하잖아! 애초에 그렇게 막나가는 악당으로 설정하질 말던가! 1권과 비슷한 불만이 결국 2권에서도 터져나오고 말았습니다...후칸젠넨쇼 난다로 소 난다로...
애초에 그에 걸맞는 벌을 주기 힘들다면, 악당의 죄는 너무 심해지지 않도록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수위 맞출 생각으로 어떻게든 개그터치로 넘길 생각이면서, 악당을 당장 쳐죽여도 시원치 않을 천하의 쌍놈으로 만들면 곤란하잖아요 -_-
그래서 지인과 투덜거리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원안은 더 가혹한 이야기가 아니였을까요...진키 아세요 진키?"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뭔지 몰라서 물으니...이런 짤이...ㅋ...
그분 曰: 진키 익스텐드란 작품에서 나온 짤인데, 여자한테 개쌍놈짓하던 악당놈이 TS광선 맞고 불량배들이 득시글거리는 남미의 외딴 해변에 떨궈지는 참혹결말입지요. 뭐 이 정도 이상가는 수위의 이야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후...저도 이 정도 수위의 엔딩이였다면 조금은 만족했겠습니다만...
아쉽네요! 참 아쉽다!!
그죄용 4권이나 찍어버릴 것이지(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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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나는 연애진리교가 아냐! 사랑했다고 뭐든 용서되는 것이 아니라고!
뭐 그래도 죄의식을 가지고 죄를 갚겠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습니다만...애초에 과거에도 죄의식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죄의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님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것이었던지라....그녀의 목줄을 쥐고 있는 주인님이 성별만 바뀌었지 회개 같은 것 없이 멀쩡히 잘만 살아있는 이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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