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키도 에이타는 중학교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가 크게 싸워 이혼한 뒤 고모의 손에 길러졌습니다. 에이타는 그때부터 철이 들어 공부를 열심히해 장학금을 받아 대학을 졸업하고 남부럽지 않게 살기 위해 의대에 가기로 결심합니다. 이는 허리를 다쳐 검도를 그만 두게된 치와의 영향도 컸습니다.

그런 에이타는 공부에 접념하기 위해 연애라는 것을 '필요없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싸움도 큰 이유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런 에이타의 결심에도 불구하고 '초'미소녀인 마스즈가 에이타에게 가짜 애인행세를 부탁합니다. 마스즈는 입학한 뒤로 수많은 남자들에게 고백을 받았고, 그걸 귀찮아한 그녀에게는 '연애를 싫어하는' 에이타가 가짜 애인으로써는 제격이었죠. 에이타는 거절하려고 하지만 갖은 S플레이와 중2병노트라는 약점에 결과로 둘은 가짜연애를 시작합니다.

그걸 보고 치와는 가만히 있으랴?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지켜봐온 에이타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 치와는 마스즈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합니다. 그러나 솔직하지 못한 성격 때문에 에이타에게 고백하기는 커녕, "인기인이 돼서 에이타군이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라며 에이타에게 애써 관심이 없는 척 합니다. 쑥맥인 에이타는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멍청한 실수를 저지르죠.

그래서 형성된 것이 『자작즐』, 즉 자신을 작품으로 연출하는 즐거운 소녀들의 모임입니다. 마스즈는 이를 통해 치와가 바보가 되게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게됩니다. 이 클럽활동을 통해 여러 재밌는 에피소드가 벌이지기도 하죠. 치와는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 척을 하고, 에이타는 그런 치와를 보며 자신도 열심히 '도와'줘야지 라는 생각을 합니다. 치와가 얻고 싶은 인기는 에이타로부터일텐데요.

이 클럽활동을 통해 치와는 남자를 한 명 사귀어서 인기를 확인하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남자는 같은 학교 선배로, 사실은 질이 아주 나쁜 불량배입니다. 그걸 모르던 치와는 결국 선배와 선배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게 됩니다. 그를 몰래 지켜보고 있던 에이타는 마스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들 사이에 끼어들어 치와를 보호하죠. 하지만 그 덕분에 에이타는 엉망진창으로 깨지고 맙니다. 불량배들은 치와의 검도로 무사히 해치웠지만서도요. 깨졌긴 하지만 치와는 도와주러 온 에이타와 더욱 돈독한 관계를 다지게됩니다.

그렇게 자작즐의 활동은 끝났지만 자작즐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에이타의 수라장 상태도 소강될 기미는 보이지 않죠. 오히려 더 심해져서 마스즈와 치와가 에이타를 사이에 두고 쟁탈전을 벌입니다. 그 덕택에 에이타는 남자의 적으로 낙인 찍히고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은 영원히, 우주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것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남자 한 명이 소꿉친구와 여자친구에게 둘러쌓여있는 광경은 현실에서 볼 수 없지만 이리저리 휘둘리는 에이타의 모습이 현실로 다가왔고, 마스즈와 치와라는 캐릭터들에게도 톡톡 튀는 개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과연 이 책이 재밌을 뿐이더냐, 그건 아닙니다. 치와가 선배들에게 망신을 당할 때 앞으로 뛰쳐나와 치와와 선배 사이에 끼어들어 치와를 보호했을 때는 살짝 감동받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누구에게나 재미있을거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유우지 유우지님의 전작인 '춤추는 별이 내리는 레네시클'을 보고 기대하신 분은 '레네시클'보다 떨어지는 박진감에 지루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신인작가의 두번째 작품이고 전작과 완전히 다른 '비일상물'이 아닌 '일상물'에 도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책을 읽어주시면 '완전 수라장'이 더욱 재미있게 다가올 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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