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감상문은 타입문넷에서 주최하고 노블엔진에서 후원한 돌발 이벤트에 투고되는 감상문입니다. 또한 타자(혹은 필자)는 본작과 관련해 이벤트 경품인 서적과 발매 전 홍보물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이 감상문을 써갈기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0.
스토리를 중간부터 시작하는 방법은 개인적으로 두 가지 정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독자가 이미 사전정보를 알고 있는 것인 양 능청스럽게 중간부터 시작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서술자 (1인칭 서술자 혹은 전지적 작가) 의 서술을 이용해 이 전 이야기가 있음을 알리고 시작하는 겁니다. 두가지 방법은 나름의 장단점이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전자를 선호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호불호입니다만, 필요 없는 정보 주입으로 문장의 흐름을 끊는 작품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물론 전자의 경우 이후의 서술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전달하지 못하면 독자가 마지막까지 제대로 된 스토리라인을 이해하지 못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만, 후자의 역시 정보전달 과정에서 서사의 흐름이 끊길 가능성이 높거든요.
엔딩 이후의 세계는 전형적인 알리고 시작하는 방식입니다만, 초반부의 경우 이때문에 상당히 몰입감이 떨어졌습니다. 초반부를 읽으면서 몇번을 덮었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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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몰입감이 떨어졌던 이유는 사전정보를 전달하는 방식도 있습니다만, 주인공의 캐릭터성이나 서술방식이…영 제 취향 밖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실실대는 유쾌한 바보는 좋아합니다만,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이 오글오글함; 이 참을 수가 없어요.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야기가 진지해지니 나름 괜찮긴 합니다만, 초반부 개그파트는 정말;

2.
히로인들은 흔한 캐릭터를 흔하지 않게 비틀어낸 느낌이 좋았습니다만, 도미연 양은 뭐랄까, 너무 민폐야… 이런 개그계 민폐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개그 분위기였던지라 심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첫번째 데이트 상대였던 김은주 누님은 그야말로 취향 직격이었습니다. 세번째 데이트 상대였던 야니 바이스 양은 음…얀데레에 대해서는 조예가 얕은지라 (뭐 야니 양의 암울한 과거와 그 트라우마가 밝혀지는 신도 분위기가 묵직해서, 김은주 누님이나 도미연 양에 비해 비중이 상당히 올라가버립니다만, 이 3명 모두 메인 히로인은 아니었지요. 그냥 하렘 구성원이란 느낌이고, 사실 스토리상 중요한건 공략불가의 최종보스 노희진 양이죠. 그리고 더불어서 맥거핀 양도 어찌보면 중요하긴 한데, 이 처자는 이름 그대로 맥거핀 취급이라….

3.
노희진 양과 주인공 한시하가 얽힌 과거사, 그로 인한 트라우마가 밝혀지고 폭발하는 라스트 신은 클라이맥스로선 좋았습니다만, 굳이 배틀 신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약간 했습니다. 또 바로 직전의 데이트에서 밝혀진 야니 양의 과거가 이미 상당히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대로라면 더욱 더 부각되어야 할 노희진 양의 트라우마가 묻힌 감이 있습니다. 물론 노희진 양의 히로인으로서의 캐릭터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네요.

4.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한시하가 노희진 양의 과거에 대한 오해를 푸는 장면은, 너무 어두워져버린 분위기를 다시 돌려놓는 데에는 좋지만, 완결된 이야기로서는 약간 사족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본 감상문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초회특전으로 붙은 단편은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읽어보긴 해야겠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 잘 모르겠네요.

감상문 원문은 http://indigoblue.egloos.com/1967120 입니다.

근데 이거 타입문넷 돌발이벤트 감상문인데 이런식으로 중복투고 해도 괜…찮겠죠? 괜찮다고 말해줘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