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차 단편제 합평이 끝났습니다.

댓글평&합평에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31회차 단편제부터는 규정을 확고히 할 생각으로 약 20일간의 조정기간을 가집니다.

http://novelengine.com/index.php?mid=free&document_srl=99683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제 30회차 단편제 당선작은 모핀 님의 작품 <홍등가에선 만개한 꽃이 꽃잎을 흘리고 있네> 입니다.
모핀 님 축하드립니다.
심사평입니다.

'마을을 벗어나면, 사람을 잡아먹는 동물도 꽤 있는... 법이다,' 로 시작되는 도입문의 활용이 소설 전반에 걸쳐 보여집니다. 그리고 도입문 이후 문장을 깔끔하게 연관시켰습니다. 그러나 이후 나오는 반전 아닌 반전-사람을 잡아먹는 동물=여주인공-을 위해서는 오히려 드러내지 않았어야 한다는 의견 또한 있었습니다.

퇴마사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사창가라는 곳으로 피난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마물에게 당하는-을 만들어 도입문에서 마을이라고 표현되는 익숙한 장소-혹은 일상-를 벗어나는 것을 필연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벗어나는 과정 또한 재능이 없는, 자신의 처지에 후회하는 주인공의 무력한 모습에서 비롯됩니다.

소설을 이끌어가야하는 도입문의 좋은 활용은 자연스러운 플롯 구성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작가가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작가 개인의 깔끔한 구성력을 나타내주는 증거입니다.

다음으로 보아야 할 곳은 종결문부분입니다.
도입문에서 보여줬던 사람을 잡아먹는 동물로서 같은 사람이라는 동물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사창가라는 장소를 '마을을 벗어난 곳'으로 설정하면서 사람으로서 사람을 먹는 모습보다, 여성으로서 남성을 먹는 모습이 부각됩니다.

물론 속되게 사창가란, 남성이 여성을 안으러간다는 생각이 보편적이지만, 성교의 경우 남성이 여성의 안으로 들어가 '먹히는 모습'이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독자 개개인의 판단입니다.

그러나 작가가 '먹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면, 어쩌다 보니 이렇게 흘러왔다는 식으로 말하는 여주인공의 과거와 이제와서는 그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없었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는 먹는 면모보다 먹히는 면모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변했습니다.

'무현' 이라는 캐릭터를 조금 더 살렸다면 극복할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무릇 인간의 성은 양면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위에서 언급했던 합일을 면모 또한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스타킹이라는 소재는 전반적으로 여성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여주인공의 처녀성과 그에 따른 집착을 보여주죠. 그리고 남주인공이 그것을 품었다-주머니 속에 넣었다-는 것으로 상대방에 대한 일종의 소유 개념이 됩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그것을 간직한 채 떠나감으로서 소유보다는 과거와의 열쇠 바뀌게 되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단순한 패턴입니다만, 그 단순함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 또한 중요한 점이라고 보았습니다. 물론 주인공이 과거와 끈을 놓지 않게 됨으로서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뉘앙스 또한 풍깁니다. 소설의 결말과 연관지어 보면 이는 열린 결말로서의 의미보다 복선 회수 문제쪽으로 다가가는 게 옳다고 보입니다.

이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기 보다.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보입니다.
남주인공은 주인공이되 자신보다 여자를 부각시켜주는 편에 서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자에게 여자의 처지를 보여주면서 비롯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얄팍한 정도로만 어렴풋이 비치고 끝이 납니다. 이것이 드러나지 않은 이유는 종결문에서 드러난 사람을 먹는 것과 연관이 깊습니다. 독자에게 보여주려는 무언가가 오류와 뒤섞이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틈틈히 긴 문장들이 눈에 띕니다.
그것들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짧은 문장들과 비교했을 때, 구성력이 많이 약해져 있었습니다. 쉼표를 적절히 사용하거나 길이를 조절하거나 구성을 조화롭게 바꾸는 등의 방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체적인 기본은 좋지만, 간혹 가독성을 저해하는 문장들이 눈에 띄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소설 내적인 플롯 구성면에서는 상당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만, 캐릭터 전반에 걸친 세세한 설정과 상징성이 어긋나는 부분은 더 고려하셔서 글을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작품 쓰시길 바라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