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박모양을 게이 남성으로 하고 헬스 남친을 게이 친구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고딩은 스트레이트 남성.
박모 씨는 헬스장에서 고딩을 만나 한 눈에 반하고 게이 친구에게 그 고민을 털어놓죠. 게이 친구는 결코 좋은꼴 못본다고 경고하지만 이미 눈에 콩깍지 씌인 박모씨는 고딩에게 접근하며 친분을 쌓아요. 그리고 때가 되면서 커밍아웃, 고백. 그 자신도 잘 될 리 없다고 예상했지만 억누르기에는 그 마음이 너무 커져버린 겁니다.
그러나 사태는 그의 생각 이상으로 악화됐어요. 고딩이 폭소를 터뜨리며 '어째 냄새가 나더라니 역시 똥x충ㅋㅋㅋㅋㅋ'이라고 하는 겁니다. 박모씨는 아연하여 도망쳤지만 모 사이트를 시작으로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정체성을 아웃팅 당합니다. 여태껏 잘 쌓아온 인간관계가 작살이 나는 것을 보며 박모씨는 필사적으로 주위의 이해를 구해요.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있을 리 만무하죠.
결국 모든 걸 잃었다고 판단한 박모씨가 투신하려는 순간, 게이 친구가 나타나 그를 끌어내린 뒤 얼굴에 주먹을 날립니다. 그리고 말하죠. 잘못한 게 없다면 더 당당해져야지 왜 그런 식으로 도망치냐고. 그리고 너가 그런 식으로 가버리면 이런 세상에 남는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박모씨는 눈을 뜹니다. 동시에 게이 친구의 품에 안겨 엉엉 울기 시작하죠. 한참을 울고 울다가 그친 그는 말합니다. 그래. 당당해지자. 아니 우리만 당당해지는 게 아니라 모든 게이가 당당해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 그 말에 게이친구는 미소지으며 박모씨의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몇 년 후, 두 게이가 다니던 헬스장은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섭니다. 핑크빛으로 칠해진 범상치 않은 외벽에, 입구 옆에는 무지개를 형상화한 깃발이 펄럭였죠. 그리고 그 간판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홍콩행 게이바 ~동성애자들이 핍박받지 않는 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다~'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