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창 이세계 붐이 있을 당시 제가 노엔게시판에 던진 의문은 어쨰서 여기 인간이 이세계로 떨어지기만 하냐. 반대도 있을 수 있지 않냐. 였습니다. 자랑하려고 꺼낸 건 아니고요...
역이세계물의 탄생은 대충, 이세계물이 포화상태에 빠지니 자연스럽게 다른 형식의 이세계물을 몰색하기 시작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타 작품과 차이점을 두기 위해 말이죠. 현상태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예전엔 그저 인물들이 통째로 이세계로 날아가는 거였다면 지금은 죽어서 전생을 하는 형태로 많이 발전했는데 이게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역이세계물에 대해 전 많이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이세계물의 장점이 익숙해진 현실세계를 일탈하여 판타지 세계에서 깽판을 치는 주인공에 대한 대리만족 같은 건데, 그걸 역으로 한다면 과연 이세계물을 봤을 떄의 즐거움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전생물이 흥할 수 있었던 것도 이세계물의 전형적인, 현실관 다른 판타지 세계와 그에 따라 주어지는 먼치킨급 능력으로 깽판을 친다는 설정이 그대로 반영이 됐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즉 이제까지와는 완전 다른 장르가 되버린 것이죠. 장르가 다른 만큼 우린 이세계물에서 느꼈던 재미를 역이세계물에서 추구할 순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지만, 번성함과 역사를 보면 역이세계물은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뭐, 역사가 좀 쌓이면 이세계물과는 다른, 새로운 매력을 제시할 수 있을 거란 낙관론적인 시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역사를 쌓을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비관론적인 시각 역시 부정할 순 없군요.
쓰신다면 이 점은 충분히 염두해두고 집필해주시길, 같은 아마추어로서 진언하는 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