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의 웃기는 점은 뭐냐면 그 '우리'가 대체 어디 구석에 박혀있는 '우리'냐는 겁니다.
만약 자신이 그 우리에 속한다면 자기가 보기엔 분명 라노베라고 생각하고 썼는데 '또 다른 우리'들인 다른 사람이 보기엔 또 라노베가 아니라고 한다는 거죠.
쓰는 사람 입장에선 참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이렇듯 1.작가 2.독자조차도 제각각 라노베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마지막 3.출판사에 이르면 역시 출판사끼리도 라노베를 보는 성향이 갈립니다.
시드노벨이 원하는 라노베와 노엔이 원하는 라노베와 루트가 원하는 라노베와 익스트림이 그리는 라노베는 모두 다르거든요.
이건 그들이 뽑는 작품들만 봐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노엔에서 광탈한 작품을 적당히 수정해 익스에 내니 통과된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작가분은 시드에선 1차도 통과하지 못했는데 덜컥 노엔에선 대상을 타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바닥은 정답이 없습니다.
고민해본들 이렇게 답이 무수히 많으니 한가지 딱 들어맞는 대답은 애당초 나올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작품을 쓸 때,
a.나는 과연 무엇을 쓰고싶은가. (동기부여)
b.그리고 그걸 잘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작품의 질)
c.상업성 또한 확실히 갖추고 있는가. (독자배려)
d.결정적으로 그것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사람에게도 재미를 보장하는가. (출판요소)
노엔이 중복투고를 풀면서 말한 이유가 무슨 뜻이었는지 이제는 좀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왜 기획서가 그렇게 세세했던가 하는 것도요.
소설은 기획을 따라갑니다.
부실한 기획으로 써내려간 소설은, 다시말해 무계획적인 삶과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막 살아서 성공한 사람도 없지야 않겠죠.
하지만 어떤 논문에서 본 건데, 대학시절 자기 미래를 확실히 계획하고 실천한 단 몇퍼센트의 사람들은 분명하게 10년 후 나머지 9할이상의 사람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기획이야말로 작품 성향을 작가 자신이 객관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가장 큰 수단이 됩니다.
저마다 각 출판사는 어떻다. 라는 걸 감으로는 잡고 있을 테니까 자기 성향이 과연 이 셋중 어느쪽에 더 맞는지, 그리고 그걸 기획으로 보다 명확히 해서 써내면 아마 당선확률이 조금이나마 더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노엔은 이쯤이면 작가들이 자기 출판사의 성향이 뭔지 알 거라고 본다며 중복투고제한을 풀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성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드는 보다 상업적이고, (일본에서 유행한 XX부물, 마왕용사물 등등을 그대로 가져옴)
노엔은 보다 독특합니다. (작품별로 편차가 너무 커서 가늠이 안됨. 거기다 1챕의 경우 오히려 좋은 반응을 받은 작품들이 거진 다 떨어짐)
익스는 아직 좀 데이타부족이랄까요. (다만 판타지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봐선 보다 한국 장르소설 친화적인 듯)
자신의 작품이 상당히 개성적이라 한다면 노엔을.
상업적인 요소로 점철되있다하면 시드를.
기존 한국장르소설을 좋아한다면 익스를 선택하는 것이,
뭐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라노벨은 대부분 1권 안에서 이야기가 완결나죠. 라노벨은 한 권 한 권마다 딱딱 이야기가 끝나고, 판타지는 예를 들어 1~5권으로 한 이야기가 완결나는 그런 형식이죠. 물론 라노벨 중에서도 그렇지 않은 게 있고, 판타지 중에서도 한 권 한 권의 이야기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전체 권수의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 그런 훌륭한 작품들도 있습니다.
결론은 잘 모르겠습니다 ㅇㅅㅇ 머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