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硝煙)의 향기를 상기시키게 하는 붉은 머리칼을 지닌 소녀가 여기에 있다.
그것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색이지만, 동시에 과감히 접근하기가 어려운 장미의 가시와도 같은 정열적인 색감.
그녀를 바라보는 내 눈동자에 비춰진 그녀의 붉은 눈동자.
머리색과 적절히 어울려서 고귀해보이는 느낌을 주는 그것은, 위로 살짝 찢어진 눈매에 담겨져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더 애절한 존귀함을 표출하고 있었다.
그냥 적당한 게 최고지만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기에(ㅋㅋ;) 부족한 실력이나마 한 번 묘사해봅니다.
그때, 그녀가 나를 돌아봤다.
살며시 고개를 돌린 그녀의 핏방울처럼 붉은 머리카락은 바람에 나부껴 흩날리고 있었고, 그런 그녀의 하얀색 손이 머리카락을 누르자 그녀에개선 차마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매력이 풍겨져 나왔다.
그녀의 아름다운 보라색 눈동자는 그녀가 이 세상 사람인지 그 자체를 의심스럽게 할 정도로 몽환적이었고, 신비했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마침 그녀가 나를 담은 눈동자로 슬며시 미소 짓자, 눈이 유혹적으로 찢어지는 것이 꼭 나에게 이리 오라고, 나에게 안기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아서 나는, 두려움과 그 두려움도 넘어서는 그녀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에 몸을 겨누기
도 어려웠다.
거미줄에 걸린 나비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파리지옥에 잡혀버린 파리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만약 그녀를 위해서라면 난 죽을 수도 있다고, 무섭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