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살짝 착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소설을 쓸 때는 무슨 책이든 참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F책은 SF배경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되고 역사책도 전쟁 관련 라노벨을 쓸 때 도움이되죠. 문학책은 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미묘한 갈등을 그려놓은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캐릭터 간의 감정등을 묘사할 때 크게 도움이 됩니다. 그 외에도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그 어떠한 지식도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창작이란 원래 재활용 쓰레기 더미에서 필요한 것들을 골라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재창조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창작이라해도 완벽한 오리지널이란 건 존재할 수 없지요. 어차피 창작이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쌓아온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니까요.
우선 자신이 무엇을 표현코자 하는지부터 아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군요. 물론, 그저 장르만을 어림짐작하는 건 아니구요... 다분히 주관적입니다마는, 예컨대 저는 서점 철학 코너에 진열된 '동서문화사'의 '세계사상/세계문학' 쪽에서 모티브를 따오는 편입니다.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디스토피아 문학을 써보고 싶다, 자유를 위해 저항하다 죽는 주인공을 그리고 싶다-하고 생각해보곤 합니다.
그리고 그런 방향성이 정해지고나면, 다음에 읽어야할 책들이 명확해지죠. 예를 이어가자면, 디스토피아를 표현하고 싶어진 저는 다른 디스토피아 문학의 대작들인 '멋진 신세계,' '우리들' 등을 주문하거나, 비교적 디스토피아에 가까운 국가(사실, 아주아주 가까운 예가 현실에 존재합니다. 저기, 판문점 너머 이북 말이지요....)에 대한 자료를 알아보고, 거기에 맞는 이미지를 구해보고, 그에 대한 책, 기사를 읽습니다. 디스토피아에 가까운, 전체주의나 전쟁에 대한 이야기도 읽지요. 다만 이 때도 그냥 읽기만 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생각하며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메모를 하거나, 읽은 부분에 대한 역정립(안티테제)을 해보는 것도 꽤나 재밌고 유익한 편입니다. 거기부터는, 따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독창성'을 갖추어야지요.
예를 들 구석이 아무래도 없기에 또다시 자기 버릇을 선전하겠습니다. 부끄럽고, 많이 부족하지만요. 여하튼 저 같은 경우엔, 디스토피아-북한에 대한 자료, 라는 생각을 하고는, 뜬금없게도 초등 국어 교과서를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북한의 체제 선전에 사용되는 이미지가 초등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철수, 영희' 등의 이미지와 다분히 닮았다고 생각되었던 탓이죠. 잘만 사용하자면, 베데스다 사의 게임 '폴아웃 시리즈'처럼 '유쾌한 디스토피아'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미쳤습니다.
라이트노벨은 세부적인 장르라고 평하기에는 그 범위가 너무나 넓은 레이블입니다. '라이트노벨 적 색채'랄까요. 제가 표현코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렇게 감히 말해볼 수 있을 법한 무언가는, 그다지 '소재'에 대한 일종의 편식 같은 걸 한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상, 다 쓰고 보니 낯 뜨겁고, 역시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로 주관적인 글을 줄이겠습니다. 이 댓글을 통해, 댓글 안의 어떤 내용에 의한 일종의 불쾌감을 가지신 분이 있다면 순전히 제대로된 어휘를 고르지 못한 제 탓이겠으며, 또는 저에게 있을 무언가 어떤 종류의 편견 탓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