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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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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아네스의 바리데기
글쓴이: 페르콘
작성일: 12-10-31 23:59 조회: 3,417 추천: 0 비추천: 0

0.

어둡다.

동굴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귓가에는 물소리가 들리고 손을 댄 벽에는 이끼가 자라고 있었다.

마치 들판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야생동물처럼 정신을 최대한 집중했다. 다행히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만약 이런 환경에 적응한 생물이 있다면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준비한 부싯돌로 횃불을 끼고 주변을 밝혔지만 걸리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횃불을 앞으로 던졌다. 누군가 보면 미쳤다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이게 최고다.

마치 부메랑처럼 날아간 횃불이 밝힌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미친 듯 이 달렸다.

“크아악”

나를 발견한 어둑시니는 마치 들개처럼 나의 불안감과 공포심을 따라 나에게 가까워졌다. 이 놈에 손길이 나의 어깨를 잡을락 말락 했지만 결국 나는 그 손길을 뿌리치고 불빛이 나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불빛으로 비치는 어둑시니을 칼로 베어버렸다. 그러자 그 놈은 연기처럼 사라졌고 나는 더욱 경험을 올렸다. 마음을 다 잡은 나는 불빛이 나는 곳을 둘러보았다.

마치 용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옥과 황금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그리고 위에는 유리로 되어 있는 훤히 보였다. 위에는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보였다.

그렇다 여기는 호수 밑바닥이다. 나는 이곳에 살고 있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왔다.

“히익”

옥색으로 빛나는 검극 하나가 네 등을 쳤지만 우연히 그림자를 본 나는 재빨리 피할 수 있었다.

조용했다.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주위에는 똑같이 생긴 동상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마치 나를 포위하려는 듯 했다. 여기에서 죽을 수 없었다.

그러면 모든 것이 끝이 난다. 나는 절대로 그럴 수 없었다.

“그만 나오시죠. 장난치지 마시고”

말이 없다.

“좋습니다.”

나는 검을 거두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무엇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똑같이 생긴 동상 중 그자가 숨어있는 곳을 베었다. 그는 재빨리 도망쳐 자세를 잡고 나에게 달려들었다. 두석린갑으로 자신을 지키고 동시에 귀신처럼 붉은 안광을 내뿜는 자가 바로 이 방에 주인이다.

나는 이자를 죽여야 한다. 말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말을 걸고 싶었다.

“끼악”

광기를 머물고 나와 칼을 맞대었다. 엄청난 힘이다. 하지만 검의 일격을 흘러내리고 거리를 두었다. 그리고 거리를 재고 일격을 날렸다.

그 공격에 그는 마치 칼에 베어지는 힘없는 종이처럼 베어졌다. 그러나 고통스러운 표정이 아니라 오히려 웃고 있는 표정이었다. 알 수 없지만 무장으로써 마지막 자존심일까.

아니면

“음”

순간 등에 강렬한 충격이 왔다. 분명 여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같이 온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일까.

그 때 내 귓가에 차디 찬 한마디가 들렸다.

“로그 아웃”

1.

"하아"

꿈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눈을 떴다. 그런데 식은땀을 흘렸는지 등이 축축했다. 마치 비의 젓은 것처럼 찝찝해서 갈아입으려 몸을 일으키려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환자가 깨어났다는 이상한 소리였다.

‘환자라니, 네가’

오늘 아니 정확하게 어제 나는 야간 버라이어티를 보고 잠들었다. 그런데 병원이라니 말도 안 된다. 나는 힘을 짜내어 주위를 들러보니 주위는 흰 천으로 둘러싸여 있고, 잘 들리지 않지만 선생님, 최 간호사 같은 말이 오갔다.

정말로 병원이라니 웃기지 않는다. 그런데 조금씩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것은 뿐이다. 아마 어제 본 의학드라마의 영향으로 꿈에서 환자가 되었나 보다. 이러다 수술까지 하는 것 아닐까 하고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어차피 깨어날 꿈이니까.

“일어나!”

네 귓가에 울리는 신경질적인 목소리와 함께 철판으로 때리는 것 같은 통증이 뺨을 통해 전해졌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너무 생생한 것 아닌가.

“선배에게 무슨 짓이에요!”

“시끄러, 이렇게 해야 일어날 것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연약한 아가씨는 찌그러져 있어.”

“입의 걸레를 물었어요. 말이 어쩜”

“뭐야!”

음성으로 보아 두 사람은 소녀로 추정된다. 그리고 대화를 듣고 있으면 나를 때린 아이는 동급생, 말리는 애는 하급생 같은데 동급생이든, 하급생이든 네가 아는 여학생은 …없었다.

정말로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다. 이렇게 스스로 확인하니 비참하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안정이 필요하니 나가주세요.”

“하지만”

“나가주세요.”

“그래요. 제가 남을 테니 나가세요.”

“뭐야.”

아마 간호사로 추정되는 누나(아줌마라 하면 실례다.)는 둘에게 빨리 나가라고 윽박질렀다. 간신히 안정을 되찾은 나는 눈이 완전히 감겼다.

하지만 정신을 또렷해서 병실로 가면서 침대의 바퀴 돌아가는 소리, 엘리베이터 소리 모두 들어야 했다. 그러면 꿈이 아닌 데 나는 도대체 왜 여기 있는지 그리고 나를 때리고 아이와 말리는 아이는 도대체 누군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일단 일어날까 했지만 그냥 누워있기로 했다. 잠을 잘 못 잔 것 같이 피로감이 몸을 침대로 잡아끌고 있었다.

“일.어.나!”

아까와 같은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예상대로 철판에 맞은 것 같은 통증이 일어났다.

“무슨 짓이에요. 잘못 맞으면 귀가 멀 수 있어요.”

“필요한 데만 때려서 그런 일 없어.”

그 뒤로 계속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더 이상 참지 못한 나는 천근같이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을 본 두 사람은 더 이상 싸우지 않고 나를 쳐다보았다.

“누구야 너희들.”

네 말에 둘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주인을 보는 것 같은 아기 고양이같이 충격 받은 얼굴이었다.

“저기 있잖아.”

“…”

“…”

둘은 아무 말 없이 나와 서로를 쳐다보았다.

“네가 기억나지 않아!”

“맞아요. 이 사람은 기억하지 못해도 저는 기억하셔야죠.”

“…”

나는 그 말에 둘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반말을 하고 때리기 까지 한 폭력녀는 놀랍게도 올해 입학한 한울 대학 부속 고등하교의 교복 입고 있었고, 배지에는 유가련이라고 되어있었다.

“어딜 쳐다보는 거야.”

“오, 오해야.”

유가련은 교복 가슴주머니의 달린 명찰을 본 것을 오해했는지 나에게 오른손 주먹을 내리치려다 그만두었다. 그리고 팔짱을 끼었는데 글래머스러운 몸매가 들어났다. 표정이 새침했는데 무섭기 보다는 귀여워보였다.

“선배 괜찮아요.”

“…”

옆에 나에게 폭력적이고 막말을 내뱉은 유가련과 달리 이 소녀는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얌전해 보였다. 그런데 그게 지나친지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아까 말다툼 한 것을 봤을 때 건강한 것 이 틀림없었다.

“어머 선배 그렇게 쳐다보면…”

“음”

나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 처자를 그렇게 보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여동생이 가르쳐졌고, 철근을 씹어 먹을 것 같은 이 가는 소리가 들려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속에서 끓어오르는 의문이 생겨 의무의 소녀를 쳐다보았다. 나를 계속해서 선배가 부르는 소녀 하지만 나는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라 후배가 있을 수 없었다.

네가 이 말을 하자 소녀는 잠시 당황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설마 신종 사기 수법인가 의심하려는 찰나 옆에 있던 유가련이 윽박질렀다.

“야, 정말로 생각 안 나!”

“뭐가?”

“한지희잖아. 너 가 알바 하는 게임방 후배. 나이는 같지만 습관이 돼서 존댓말을 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너 가 먼저 일을 시작해서 선배라고 한다고 했고.”

알바 하니 생각하는 게 있었다. 네 부모님이 여동생 교육만큼은 꼭 미국이나 유럽에서 해야 한다고 해서 때 마침 아빠가 미국으로 발령 났다. 외국에서 적응할 자신이 없었던 나는 한국에서 지내고 부모님이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셨다. 하지만 부모님도 안 계시면 나태해 질 것 같은 나는 알바를 시작했는데 때 마침 아는 사람이 하는 게임방 알바를 했다.

그러나 한지희 같은 알바생이 들어온 적은 없었다. 네가 하는 게임방은 북카페를 겸하기에 서빙 하는 점원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일단 게임방이라 여자 알바 고용할 생각은 없었다.

만약 이렇게 매력적인 아이가 있다면 모두 게임은 안하고 값싼 커피를 시키고 쳐다만 보고 있을 테니까.

“으음.”

네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한지희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죄책감을 느꼈지만 일단 기억나지 않는 것은 기억나지 않는 거다.

“좋아. 어차피 제는 비즈니스로 이어진 사이라고 쳐. 그러면 나는 기억하겠지.”

이건 또 뭔 소리인가. 그러면 나는 유가련과 영혼으로 맺어진 사이라는 건가.

“생각해봐. 1년 동안 같은 반으로 지냈잖아. 그리고…”

“그리고?”

“최고의 커플 팀으로 활약했잖아.”

“뭐?”

유가련은 울먹거리면서 큰 눈망울에서 눈을 흘리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마치 오랫동안 사귀어 온 남자친구가 너 따위는 몰라 라는 매몰찬 소리를 들은 사람처럼. 그런데 1년 이라니, 커플 팀이라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저기 오버하지 마세요. 선배”

“음?”

한지희는 유가련에게 차갑게 한 마디 내뱉고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깊게 한 숨을 내쉬었다.

“선배 꽃샘추위가 올해 너무 춥죠.”

“그러게. 이상고온이 계속 되서 그런 가 이러다 갑자기 더워지겠지. 작년에도 엄청 더웠잖아.”

그러나 내 말에 한지희도 유가련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모두 흙빛이 되어서 나를 쳐다 볼 뿐이다.

“기억 상실이네요.”

그 말에 나와 유가련에 눈동자는 커졌다. 한지희는 침대 옆에 받침대의 있는 스마트폰을 건네주었다. 노란색 커버에 송곳 쓴 네 약자인 JJS 가 보였다. 그리고 이 모델은 현재 단종(斷種)되어 구할 수도 없었다.

[2028년 10월 26일]

분명 날짜는 네가 기억하는 2028년 3월이 아니라 10월로 되어 있었다. 망연자실한 나는 스마트폰을 침대의 떨어뜨리고는 천장을 쳐다보았다.

“말도 안 돼!”

나의 정신을 다시 돌아오게 한 것은 유가련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었다. 창백하다 못해 하얗게 질려있었다.

“정말로 기억 안나?”

“뭘?”

“너 가 나를 파트너로 삼아서 필드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가르치고, 유니크 아이템도 많이 줬잖아. 그리고 여러 이벤트의 참가해서 베스트 커플 상도 받았잖아.”

“기억 안나?”

유가련은 내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는 이름 그대로 가련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나는 온라인 게임을 한 적도 없다. 게임 중독에 다룬 다큐를 보고는 저렇게 되기 싫어서 하지 않았다. 아무리 네가 기억을 잃었다고 하지만 갑자기 게임을 했을 리 없다.

“흥. 고작 온라인상에서 만난 사이군요. 나는 뭐 대단한 줄 알았죠.”

비련에 여주인공 같았던 가련의 눈빛은 곧 삵의 눈빛으로 바뀌어 한지희를 노려보았다.

“저는 선배와 같이 일을 하고, 같이 즐겁게 일탈을 즐기는 사이였죠.”

“일탈?”

“당연히 게임이죠. 저 가련한 중생은 단지 들어나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 같은데 선배는 처음 탐사한 지역을 저에게 보여주었죠. 정말로 멋졌어요. 비록 현실은 아니었지만 하루, 하루 새로운 세상을 블로그에 옮기는 일은 참으로 행복했죠.

한지희는 정말로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데 온라인 게임을 탐험해 봤자. 어차피 파워북 같은 데 다 나올 텐데 탐사는 무슨 놈에 탐사 분명 지도나 보고 찾아갔겠지.

“나도 같이 탐험했어.”

“오호, 그래서 발견 했어요.”

“그, 그건”

“흥. 어차피 선배는 그냥 장단 맞춰준 것뿐이에요. 그러니 탐사하는 흉내만 낸 거예요. 오늘 도 선배는 나를 위해서 탐험하다가 사고를 당한 거예요. 정말로 깜짝 놀랐어요.”

“잠깐!”

순간 내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나는 응급실에 실려 왔고, 기억 상실에 걸릴 정도로 큰 충격을 당했다. 그러면 교상사고나 실족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게임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니 말이 되는가.

“정말 이에요. 오늘은 삼촌이 운영하는 게임방이 휴일이라 게임을 하지 못하게 된 선배가 집 근처 작은 곳으로 갔다가 단말기 고장으로 인해 사고를 당했죠. 다행히 저 여자가 연락해줘서 119로 갈 수 있었어요.”

저 여자라는 말을 들은 유가련은 한지희를 노려보았지만 그녀는 그런 눈빛 따위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저 여자가 선배 스마트폰의 삼촌 번호로 연락했어요.”

“잠깐 너 가 김진무 아저씨의 조카라고”

“네, 정확하게 외 조카죠. 그런데 왜 그러시죠.”

“아니”

한지희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못 느낄지 모르겠지만 같은 핏줄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안 닮았다. 그리고 외조카 이야기는 듣지도 못했다. 하지만 저 당당한 태도로 보아 맞은 것 같다.

“삼촌은 수속이랑 의사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대신 선배를 보살펴야 했는데…”

말꼬리를 흐린 한지희는 유가련을 노려보았다.

“뭐, 뭐야.”

“아니요.”

“아닌 게 아닌데”

“또 왜 싸워!”

한지희는 그날 게임방에 간 것이 유가련 때문에 갔다고 했다. 만약 그러면 나는 유가련 때문에 사고를 당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아니야. 나는 어디까지나 제성이가 불러서 간거야.”

“함부로 선배 이름 부리지 말아요. 스토커”

“누가 스토커야!”

“선배 근처 게임방까지 알아보고 접점 만들어 보려고 기다려서는 유혹해 같이 게임을 했겠죠. 선배가 게임을 좋아하니.”

“소설 쓰지 마. 나는 어디까지나…”

둘에 싸움으로 머리가 지끈지끈 했다.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 게임에 손끝 하나 되지 않은 네가 게임에 손을 되고, 기억도 나지 않는 이 두 명과 게임에서 이런 저런 일을 했다니 말이 안 된다. 도대체 3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나는 무엇은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둘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싸우고 있다. 누구 보면 둘이서 한 남작 가지고 싸우는 웃지 못 할 상황이다.

“제발 빨리 오세면 김진무 아저씨. 빨리 여기에서 저를 구해주세요.”

나도 모르게 용사를 기다리는 공주처럼 기도했다. 나를 아들처럼 여겨주고 사랑해주는 김진무 아저씨. 비록 무뚝뚝한데다 수염까지 덥수룩하지만 상관없었다. 빨리 이곳으로 와서 상황을 종료해 주길 바랄 뿐이다.

“드르르”

미닫이문으로 되어 있는 병실문이 열리자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나는 김진무 아저씨 라 생각해 보았는데 아니었다.

일단 외모에서부터 아니었다. 무뚝뚝해 보이는 것은 닮았지만 날카롭고 이지적으로 보이는 외모는 전생의 임꺽정이나 장길산 이었을 것 같은 아저씨와 많이 달랐다.

“안녕하세요.”

“네”

목소리부터 따뜻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철저하게 사무적인 목소리였다.

“장제성군 맞죠.”

“그렇습니다.”

“다행이군요. 퇴원했으면 어쩌나 했거든.”

남자는 검은 양복을 입고 있고 서류가방을 들고 있었다. 마치 보험회사 직원으로 보였다.

“잠시”

“네”

싸우던 둘을 갈라놓은 남자는 나에게 명함을 건네었다.

“저는 장제성군이 즐기는 아네스 주식회사의 바리데기를 책임지는 게임 매니저 박호성입니다.”

“바리데기요?”

“기억 상실이라는 말이 맞는 가 보군요.”

“…”

비록 아무 죄도 짓지 않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나는 움츠려들었다. 옆에 있는 유가련과 한지희 역시 이 사람 기운에 눌렸지만 조용했다.

“일단 장제성군이 이렇게 된 것은 당시 제성군이 이용한 게임방 업주가 교체해야 되는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은 상태로 사용해서 그렇습니다.”

“무슨 말인지”

“흠,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군요.”

그는 일단 네가 사용한 바리데기라는 게임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미국 교포 출신에 회장님이 젊은 때 모음 전 재산을 걸고 개발한 바이오 클라우드 컴퓨팅 게임이라고 했다.

그 전까지 가상현실 게임이 나와도 이를 받쳐 줄 개인 컴퓨터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단말기를 통해 중앙컴퓨터에 접속하는 방법을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고, 대량의 연산을 위해서 아직 민간용으로 쓰지 않는 인공지능 OS를 민감 처음으로 개발 도입했다고 했다.

이런 기능을 바탕으로 현실에 가까운 가상세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득을 내기 위해서 만든 게 바리데기라고 하는데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인데 그러면 해보시겠습니까.”

“네?”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 남자는 서류가방에서 무엇인가를 꺼낸 것을 보았는데 헤드셋이었다. 그런데 모습이 조금 달랐다. 마이크도 달려있지 않았고, 스피커나 컴퓨터의 연결해 줄 선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요.”

“네, 억지로 하실 필요 없습니다. 일단 장제성군은 기억 상실인 환자이고 저희는 그 사고의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습니다. 물론 단말기가 불량인줄 알고 사용한 업주나 이를 관리 감독할 정부당국이 1차 책임자입니다.”

“…”

“하지만 저희도 단순 팔기만 하고 아무런 생각도 못한 것은 깊이 사죄드립니다.”

그가 고개 숙여 사과하자 나와 유가련은 황당해 빤히 쳐다보기만 했고, 한지희만이 그의 몸을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저기 그러면 그쪽에서는 어떻게 할 생각이죠.”

한지희에 당돌한 말에 그 남자는 잠시 눈이 커졌다. 원상태로 돌아왔다.

“보호자 되십니까.”

“정확하게 유사가족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군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잠시 나를 바라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유사 가족이라는 말에 오해한 것 같지만 입을 다물었다. 저 사람과 당당히 이야기할 용기가 없었다.

“방금 말했듯이 저희는 1차 책임지가 아니라 물질적인 보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제성군이 민사로 정부나 업주를 상대로 고소하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무책임한!”

유가련은 그의 말에 씩씩거리며 주먹을 꽉 지었다.

“그러나”

“그러나?”

“방금 이 일로 정부가 저희에게 관리, 감독 권한을 위임했습니다. 아마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민간에게 게임의 관리, 감독을 맡긴 사례입니다.”

무엇인가 역사적인 일에 낀 것 같은데 실감을 나지 않았다. 애당초 게임을 했던 기억도 없기에 더욱 그렇다.

“제성군의 사고는 불량 단말기가 과부하로 인해 대량의 전자파가 발생해서 그렇습니다. 다행히 클라우드 컴퓨팅을 관리하는 중앙컴퓨터가 단말기를 강제 종료해서 위급한 상황을 넘겼지만 그 때 영향으로 기억 상실에 걸렸다고 담당 의사 선생님이 말씀 하셨습니다.”

“저희는 장제성군에 치료비용과 더불어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 무료계정을 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저기”

“뭐죠. 장제성군”

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입을 열었다.

“제 치료비용은 주는 것을 알겠는데 기억을 되찾기 위해서 무료계정을 주시는 것은 무슨 말이죠?”

“그렇군요. 제성군은 잘 모르겠네요.”

그는 갑자기 서류가방에서 태블릿PC를 꺼내더니 내 아래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동 시키니 바탕화면이 본체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세 가지 색깔이 있는 공모양의 아이콘을 건들자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공이 나타났다.

“여기 보시면”

노란색 구체를 건들자 나를 닮은 SD캐릭터가 아까 헤드셋처럼 생긴 단말기를 썼다. 그러자 계량 한복을 입은 나로 바뀌더니 빨간색 구체로 갔다.

“이처럼 저 단말기를 쓰면 현실에서 가상세계인 바리데기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장제성군은 사고로”

그가 손가락으로 빨간색 구체를 건들자 반짝반짝 빛을 내었다. 그리고 곧바로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헤드셋은 그대로 빨간 구체에 있었다.

“장제성군은 운 좋게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위기를 감지한 중앙컴퓨터가 장제성 군의 데이터를 재빨리 저희 쪽으로 옮겨주었죠.”

“그게 가능해요.”

유가련은 흥분한 듯 그 사람에 붙잡고 흔들었다.

“무슨 짓이야.”

“아니에요. 선배 이것은 중요해요.”

“…”

날카롭게 나를 쏘아붙인 한지희는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선배의 기억이 바리데기 어딘가에 있다는 말 인군요.”

“아”

“이제 깨달았어.”

유가련이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았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눈앞에서 시끄럽게 싸우는 모습을 계속 네가 무슨 수로 이것을 파악하겠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괜히 나만 추해 질까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데이터화 된 기억이라고 할 수 있어. 그렇지만 돌려준다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왜요?”

“강제로 뇌의 지식을 주입하는 짓은 아직 아무도 하지 않았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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