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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원고랄까 단어뭉치랄까 핵폐기물이랄까 불연소쓰레기랄까 글자 비스므리한 것
글쓴이: ShotSY
작성일: 12-04-30 23:55 조회: 5,538 추천: 0 비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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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와의 첫 만남

갑자기 '식욕'이 샘솟았다.

하는 수 없이 집을 나와 어둑한 밤길을 홀로 디디며, '식욕'을 해결하기 위한 발걸음을 서둘러 재촉한다.

누군가 살금살금 뒤따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구태여 뒤를 돌아보진 않는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식사'가 우선이다. 다른 것에 신경 쓸 여유는 없다.

잦아드는 단말마와도 같은 심야를 정처 없이 어슬렁거린다. 언젠가 눈앞에 나타날 '음식'만을 생각하며 그저 무념무상으로 걸었다. 위가 내지르는 비명소리가 채찍이 되어 내리치고, 발걸음은 자연스레 그 속도를 높여간다.

내 발에 맞춰서 걷는 듯한 나지막한 발소리가 주위에 메아리친다.

애써 발자국 소리를 감추려하는 미행자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그런 거에 노력할 시간이 있다면 먼저 미행 상대가 뒤를 돌아봤을 때의 대책을 준비해두길 바란다. 애초에 다 들리고 있고. …아니 설마, 미행이 기분 나쁜 부류에 속하는 행동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해서 '기분 나쁘게 하는 것'만이 목적인 미행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전력으로 태클을 걸어주고 싶다. “과연 듣도 보도 못한 발상이다!” 라고……아니, 핀트가 좀 어긋났나.

다시 이야기를 되돌려서, 그래. 나의 현 장소는 [들키지 않고 따라다닌다]는 미행의 기본 조건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텅 빈 공원이다. 그야말로 '기분 나쁘게 하는 것만이 목적인 미행'에 완벽히 부합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살짝 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미행자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을 정도이니, 학교 운동장이 진배없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지금 내가 해결해야할 최우선의 과제는 '식욕'의 해결이다. 따라서 뒤를 돌아보는 우는 범하지 않고, 그저 두리번두리번 '음식'을 찾는 데만 온 신경을 집중한다. 어쩌면 그런 불합리한 행동으로 의구심을 느끼게 해서 뒤를 돌아보게 하려는 음모일지도 모르니까……라는 건 너무 앞서갔나.

아, 혹시 미행이 아니라 치한인가? 가능성이야 희박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배제할 수도 없다. ……이런 식의 가능성 레퍼토리는 내가 남자라는 이유가 떠오르면서 막을 내렸다.

저벅.

또각.

저벅. 저벅.

또각. 또각.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서로 맞물리지 않는 불협화음이 고막을 지배한다.

발자국이 울리는 소리로 미루어보아 여성의 그것이 분명하다. 나의 빠른 걸음걸이를 잘도 뜀박질 없이 따라잡고, 게다가 거친 숨 한번 토해내지 않는 요행은 굉장히 체력이 좋다거나 혹은 그녀가 나와 '동류'임을 의미한다. 미행의 사전적인 의미를 자기 멋대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라는 것도 유추해낼 수 있다. 이따금씩 거리 계산을 실수한 무언가가 내 발목을 때리는 느낌으로 미루어보면────────음, 그녀는 아마 내 등 바로 뒤에 바싹 밀착해 있는 듯하다.

순간, 스턴 건에 전신이 찌릿찌릿 감전된 것처럼──온몸에 소름이 쫙 끼친다.

언제, 어떻게 따라잡은 걸까. 모르겠다. 누가 육하원칙에 의거해 절찬리에 설명해 주었으면 한다. …그나저나, 목덜미 부분이 이상하게 가렵다 했던 건 그녀가 뒤에서 숨결을 토해내기 때문이었나.

심심풀이 땅콩 같은 추리는 이쯤에서 끝내라. 그리고 하염없이 움직여라. 뒤를 돌아보지 마라. 네 목적을 잊지 마라. ‘음식’을 찾아내라. 이성이 그렇게 명령한다.

텅 빈 공원을 뒤로한 채 지하철역을 향하는 계단을 밟는다.

이어서 표를 끊고 근접한 열차에 몸을 싣는다.

열차 안은 사람이 제법 빈곤했다.

왠지 모르게 예상했던 대로, 그녀는 내 옆자리에 앉는다.

머리를 숙인 채로 그녀 쪽을 슬금슬금 훔쳐본다. 언뜻 하반신이 보인다.

스커트 밑으로 요염하게 뻗은 다리가 상당히 도발적이다. 그 흔치 않은 눈요기로 적당히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다음 정거장을 기다린다.

내가 일어섬과 동시에 그녀도 일어선다.

지하철을 빠져나와 계단을 오른다. 그 일련의 과정에서 발목을 정확히 11번 차였다. 일단은 아무렇지도 않은 내색을 하고 있지만, 실은 굉장히 아프니까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어라.

어느새, '식사'보다도 뒤에 있는 '그녀' 쪽에 관심이 기울어버린 것 같다.

잡념을 환기시킬 방법을 모색하다 얼결에 뺨을 꼬집어보았는데, 의외로 안 아팠다.

난 얼른 '음식'들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녀가 더 이상 쫓아오지 않기를 바라며.

'음식점'에 다다랐다. 문도 안 열었는데, 벌써부터 향기로운 냄새가 풍겨온다.

들어가니 냄새는 더욱 가관이었다. 이젠 냄새를 뛰어넘어서, 아예 그것들을 '먹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강렬한 감각체험을 한다.

빛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나방처럼, 나는 ‘음식’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빨려들어 간다.

'진열장' 안에 마침 하나밖에 남지 않은 '음식'이 보인다. 럭키. 오늘은 운이 좋은걸….

…꿀꺽.

여분의 침은 목을 타고, 식도를 넘어, 마침내 위액 속으로 퐁당 빠진다.

난 그 '음식'에 손을 뻗었다. 내 손의 그림자가 '음식'에 드리워진다. 그림자는 점점 더 거대해지고, 점점 더 '음식'에 가까워진다.

그런 와중, 어디선가 낯선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

“…….”

설마, 이제 와서 새치기를 하려 드는 건 아니겠지.

어이, 내가 먼저 찜했다고. 내 손을 봐, 어느 누구보다 '음식'에 가깝잖아. 알겠으면 저리가. 어? 어째서 손을 뻗는 거야, 장난치지 말라고. 진심인가? 뭐하는 짓? 이 '음식'은 내거인데. 이 손 안 치우면 죽인다. 저리 가. 훠이훠이. 쉭쉭. 손 치우라고.

'음식'을 향해 다가드는 낯선 손가락들이 기괴하게 구불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외쳤지만, 반응은 전무. 물론 마음속으로 외친 거라서 그다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종류긴 했다.

──라는 건, 물론 일반적인 선에서 그러하다는 얘기이고, 만약 그 낯선 이가 나와 '동류'라 한다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동류'라면 들을 수 있다.

마이페이스라 할지라도.

마음속으로만 외칠 뿐이어도.

심지어, 무의식 저편에서 울리는 소리까지도 전부──.

만약 낯선 이가 나와 '동류'라 한다면, 본인을 향하는 마음의 외침을 듣지 못할 리가 없다. 혹은 들어놓고 모르는 척 하는 걸까? 만에 하나 그렇다고 해도, 내가 ‘죽인다’고 외친 부분에서는 적어도 손가락 하나쯤 까딱해야 정상이다. 그 외침에는 내 정념을 담은 울림이 들어있었으니까. 일종의 드래곤 피어Dragon Fear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렇다면 역시 낯선 이는 마음의 외침을 듣지 못하는 '일반인'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것은 즉, '음식'에 대한 집착을 보일 이유가 없다는 뜻인데….

내 손은 점점 더 ‘음식’에 가까워지고, 낯선 이의 손도 마찬가지이다. 무심코 시선을 흘깃하니 본 적이 있는 스커트가 시야에 나타났다.

열차 안에서 본──그녀가 입고 있었던 것과 똑같은 디자인의 스커트다.

낯선 이는 ‘그녀’와 동일인물 이었나.

그렇다면 봐줄 것도 없다. 그녀는 인지를 초월한 존재니까. 괜히 어물적하게 나갔다간 틀림없이 패한다.

‘음식’에 다가드는 내 손의 속도를 초가속한다. 내 손 주변에서는 태풍이 일고, 곧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린다. 그 중 적잖은 양이 내 뺨을 스쳤다.

‘음식점’ 곳곳의 먼지들이 태풍에 의해 내 손 주변으로 모여든다. 나와 그녀를 둘러싼 먼지들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카오스를 형성한다. 마치 시공간이 일그러진 듯하다.

하릴없이 가속되는 내 손과, 그 주변에서 멈칫해있는 그녀의 손.

앞으로 0.013초만 더 있으면 '음식'은 내 차지가 된다.

내 손이 가속함과 동시에 그녀도 손의 경직을 풀었지만, 이미 늦었다. 나의 승리다. 동기 불순에 의미 불명에, 어째선지 남녀마저 뒤바뀐 이 정체불명의 미행놀이는 여기서 끝이다. 난 '음식'을 얻게 되면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 이야기 또한, 마침내 디 엔드The End를 맞이하여, 다시 원래 있던 책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리곤 먼지들의 안락한 쉼터를 제공할 것임에 틀림없다.

영겁과도 같은 0.013초가 지나가고, 이윽고 '음식'에 내 손이 닿으며, 동시에 말랑거리는 감촉이────────────────…?

…….

??

……….

???

………….

????

…………….

?????

……………….

??????

내 손은 분명 '음식'에 닿았을 탠데─?

그런데, 어째서 말랑말랑하고 푹신푹신한 감촉이──?

태풍이 사라져 먼지가 걷히기 시작한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무미건조한 정적이 장내를 가득 메운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하릴없는 긴장감만이 제자리를 맴돈다. 어쩌면 뺨에 식은땀이 비죽 튀어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하늘에서 춤추듯이 내려온다. 잠시 후 그녀의 머리카락들이 전부 가라앉자, 이내 불합리한 정적이 찾아왔다.

그런 덧없는 고요함이 '음식점' 내를 유유히 헤엄치는 동안, 난 그저 상황 판단이 가능할 정도로 먼지가 걷힘과 동시에 나의 의구심도 함께 걷혀지기를 소망했고,

──그 소망은 이루어졌다.

비록 내가 원하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잠시 후 먼지가 전부 걷히자 '진열장' 안에는 포개어진 두 손이 나타났다.

이유는 둘째 치고, 내 손이 한발 늦었다. 정말이지 이유는 둘째 치고, 내 손이 그녀보다 한 차례 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즉, '음식'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패배했다.

Lose. be Defeated. be Beaten. Suffer a Defeat. be Dusted. be Brushed. End. Finish. Close. be Over. be Done. be Finished. Fail to Achieve.

모든 결계가 해제된다. 그와 함께 '식욕' 또한 무너져 내린다. 얻을 수 없는 ‘욕구’를 일찍이 배제하는 능력이 내가 가진 능력중 하나다. 있어보이게 말했지만 뭐 초능력 같은 위대한 힘도 아니고, 그저 조잡한 생각 끝에 얻은 하잘 것 없는 잔재주다.

그보다도, 손바닥에서 미묘하게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과연, 인지를 초월한 존재는 특별하고 남다르다. 손등마저 말랑말랑 푹신푹신 부드러운 것이, 마치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듯한 느낌이다. 참을 수가 없다. 만지작거리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음식'은 이미 안중에 없다.

만지작만지작.

주물주물.

꾹꾹.

보들보들.

비비적비비적.

…제가 잠시 이성의 끈을 놓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정신도 차렸고 하니 이제 고개를 돌리자. 돌려버려서, 그녀가 누구인지를 확인하자. '음식'을 얻지 못한 내게 이제 남은 희로애락이라곤 그녀를 목격하는 것뿐이다.

그렇게 결심한 순간,

“우연이네.”

그런 소리가 들려온다.

소프라노급의 하이톤으로, 목소리로 일하면 일부 매니아층에게 컬트적인 인기를 얻을 것 같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듣기 좋은 미성이라고 생각한다.

갑작스런 고음에 허물어진 결심을 힘들게 재건하여, 마침내 고개를 돌린다.

“……아.”

뭐랄까…, 그곳엔 보란 듯이 미소녀가 있었다.

이해 불가능한 정체불명의 미행꾼인 그녀가, 웨이브펌을 트윈 테일로 묶은 금발벽안의 보란 듯한 미소녀가, 두 뺨에 홍조를 가득 띄우고는 손이 맞닿은 게 불쾌한지 초조한 기색을 보이고 있는 절세의 미녀가, 그러면서도 시선만은 요리조리 피하며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는 부끄럼쟁이 같은 여자애가, 그곳에 보란 듯이 서있었다.

“하, 하나밖에 남지 않은 음식을 같은 시간에 먹고 싶어하고, 같은 타이밍에 손을 뻗기까지 했는데……게다가 같은 부분을 노린 바람에 손이 겹치기까지 하다니…. 저, 정말 기막힌 우연이랄까─ 응, 그런 거 같네.”

그녀는 눈곱만큼도 기막히지 않은 표정으로 국어책 읽듯 말했다. 스스로를 납득시키듯이,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뉘앙스로.

…어쩌면 나는 지금 비웃음을 당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발목을 11번이 넘게 차이게 되면, 굳이 미행이 아니더라도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쯤은 알게 된다고. 우연이라니,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이 이상 그녀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건 사양이다──라는 생각으로 그녀에게 줄곧 보내고 있었던 기이한 시선을 거두면서, 또박또박 말했다. 아니, 말하려했지만….

“…저기. 미안한데, 이거 양보해줄 수 없을……”

“하, 하아──!? 벼, 별로 너 같은 애한테 관심이 있어서 네가 집을 나오기 전부터 기다려서 미행하고 공원을 걷고 같은 열차를 타고 옆자리에 앉고 동시에 일어서고 뒤따라 걷고 발목 걷어차…떤 건 미안해……가 아니라! 그, 그 다음이야 그 다음! 다음 상황에 주목해줄래?! 여기에 들어온 이후에 말이야! 지금 이렇게 손이 포개진 건 절대 계산된 결과가 아니거든!? 뭘 계획적이라느니 착각하고 있는 거야──?!”

그녀와의 첫 만남은, 그런 형태로 시작되었다.

1

- 흑화하는 중2병

…이런 전개가 되는 것을 상상하며 앞으로의 스케줄을 개인 블로그에 보고한 뒤, 난 내 방을 스르륵 빠져나왔다.

계단을 내려오니 나의 여동생인 하나가 화장실에서 머리를 묶고 있었다.

머리끈을 입에 물고서 머리카락들과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이 새삼 귀엽다.

…어라? 머리카락을 뒤로 모으는 행동을 계속 시도하며 낑낑대고 있다.

생각해보니 오늘 아침 밥 먹을 때 하나가 새 학년 전날의 각오 비슷한 개념으로 머리를 짧게 자를 거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음, 단발까진 아니지만 그럭저럭 짧은 편이 됐다.

아, 어떻게든 묶는 데 성공한 모양이다. 포니테일을 둘러싼 리본 모양의 머리끈이 꽃잎 같다는 인상을 준다. 꽃잎에 둘러싸인 암술머리 같은 포니테일은 둥그스름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만개하다가, 이내 S라인의 하강곡선을 그리며 자연스레 어깨춤까지 내려온다. 가히 화룡점정. 결론적으로 활짝 핀 꽃 같은 헤어스타일이 된다.

하나는 어딘가 흠이 없는지 다각도로 검토하기 위해 이리저리 고개를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살랑살랑 흔들거리는 뒷머리가 굉장히 사랑스러웠다.

‘그 생기발랄한 모습을, 무구한 순수함이 어려 있는 뒷모습을, 그저 언제까지고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행복하게 감상하면서, 그 모습을 눈 속 깊이 각인시켜두려고 노력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으로 보는 동생의 모습이 될지도 모르니까.’

“…앗! …그, 그럴 리가 없잖아…!”

왜갑자기그럴듯한설정으로불길한망상을해대는거야정신차려라나……!!

─찰싹! 찰싹찰싹! 찰싹착쌀찰싹! 찰싹착쌀찰싹찰──싹!

난 망상을 떨쳐내기 위해 거세게 뺨을 때렸다.

십 수차례 뺨을 때리고 나니 이성이 핑그르르 돌아왔다.

“하아하아…….”

…하마터면 무의식적으로 솟아난 중2병 때문에 또다시 상상의 나래를 펼칠 뻔 했다….

마지막으로 보는 동생의 모습이라니, 독자가 오해할만한 복선 깔지 말라고! 작가인 나도 감당하기 힘들고, 애초에 그런 일은 안 일어난다고! 절대! 네버!!

“…후우….”

시간계산에 실수할 때마다 겪는 일이긴 하지만,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질 생각을 않는다. 감당하기도 힘들다.

“…어이, 빌어먹을 녀석아. ‘제물’은 아까 블로그에 올린 글로 충분하지 않았던 거냐…?”

난 내 안에 있는 또 한명의 자아인 ‘그 녀석’에게 물었다.

‘그 녀석’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다.

…젠장.

‘그 녀석’은 여건이 되니 어김없이 나를 집어삼키러 찾아왔다.

‘그 녀석’… 아, 여기서 ‘그 녀석’이라는 건, 비유하자면 가끔 생각지도 못한 때에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모기 같은 존재인데, 마치……그래. 여름감기. ‘그 녀석’은 여름감기와도 같은 불가항력적인 존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눈치채면 발병해있는, 그런 존재.

내 안의 나.

또 한명의 나.

자아 속의 자아.

심리학적인 용어로는 아마 ‘자의식과잉’이라고 하는 것 같다.

가장 가까운 용어는 그것이지만, 내 경우엔 자의식과잉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난 내가 망상에 빠진다는 것을 깨닫고 있으니까 말이야. 자의식과잉은 그걸 깨닫지 못하니까 자의식과잉인 게 아니겠어? 아무튼 스스로 망상을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니 자의식과잉의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을 거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럼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이 여름감기 같은 녀석의 실체는 대체 무엇인가.

솔직히 말해서 정확한 답은 나도 잘 모르지만, 그럴듯한 답이라면 알고 있다. 답이라고 할까, 가설 같은 거지만.

내가 중학교 2학년이었을 무렵.

그 당시의 난 정말 병명에 걸맞게 ‘중2병’이란 것에 걸려있었다.

나 이외엔 전부 생각 없는 바보로 여기거나, 나 혼자만 세상만사의 이치를 모두 깨우쳤다고 생각하거나, 쓸모없는 소모성 대화는 사절이라든가 하는 식의… 그런 실로 유감스러운 생각들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내입으로 말하기는 뭐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공기’라는 단어를 묘사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이 살아가고 있었다.

자기소개 시간엔 이름만 담담히 말하고 들어갔다.

말을 걸어오는 애들은 무시하거나 담담히 거절했다.

선생님이 묻는 질문에는 최대한 담담히 답하고 앉았다.

어쩔 수 없이 반 아이들과 대화하게 되었을 때는 담담한 태도를 일관했다.

그게 멋있어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자의식과잉에 빠져있었다.

그렇게 반년 정도를 공기처럼 보내고 나니 경험치가 쌓여서 레벨 업이라도 한 것일까, 난 여름방학이 끝난 후부터 스스로가 특수한 능력을 가졌다는 망상을 하기 시작했다.

한 걸음 걸으면 어느새 세 걸음을 걸어가 있는 능력이라든지(어떻게…?), 손을 초속 17m의 속도로 가속할 수 있다든지(태풍과 맞먹는 속도다).

일상생활의 경우, 나머지공부는 “이런 하찮은 시공간 구속 필드로는 날 제어할 수 없다…” 라는 이유로 도망쳤고, 학교를 무단결석한 이유로는 “크크큭… 한심한 톱니바퀴의 흐름 따위…” 라고 대답했으며, 아무 생각 없이 칼을 내젓다가 실수로 지나가는 여자아이의 손가락에 상처를 낸 날에는 인터넷에 “오늘도 인간 한명을 썰었습니다. 인간 여자의 비명은 리드미컬해서 듣기 좋군요.” 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정말 재미나 컨셉 따위가 아니라 진짜 진심을 담아 올렸었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것저것 떠올릴 때마다 정신적인 데미지가 심각하다. 그러니 멘탈이 붕괴되기 전에 이쯤에서 일례 들기는 그만하는게 좋겠다.

결국 보다 못한 부모님께서 날 정신병원에 넣은 뒤 구금…시키진 않으시고(반쯤 심각하게 고민하신 것 같지만), 심리 상담 카운슬러에게 맡기셨다. 난 우여곡절 끝에 2주간의 심리치료를 받고서 드디어 정상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유일한 문제는 중간 중간 돌발적으로 자의식과잉이 된다는 점이었지만, 그런 건 그럭저럭 참을 만 했다. 참을 만 했다고 할까, 어차피 학교에선 왕따를 넘어 아예 기피대상이 돼있었던 지라, 그렇고 그렇게 되서 이미 갈 때 까지 간 후였으니까 별 상관이 없었다고 할까아……아으, 으으으─….

…잠시만 눈물 좀 닦고….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 증거랄 것 까진 아니지만 리드미컬 어쩌고 한 글은 아직도 내 개인 블로그에 남아있다. 슬슬 인간이 가장 자신의 흑역사를 삭제하고 싶어지는 시기이지만, 과거의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 라는 명목이 날 붙잡으며 삭제를 거부한다.

…어쨌든, 그리하여, 그런 느낌으로, 결국 하나 뿐인 가설의 정체란 건 그것이다.

과거의 반향.

즉, ‘트라우마’.

가끔 의미를 알 수 없는 망상을 하거나 말, 혹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트라우마의 영향이라는 결론이, 이 가설의 핵심 포인트다.

그리고 그걸 극복하려고 내세운 방법이 바로 ‘제물’시스템.

‘제물’시스템이란, 평소 무심코 저질러버리는 어떤 행동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정 기간마다 그 행동을 한 장소에다가 미리 폭발시켜두는 의식을 말한다. 그렇게 해 놓으면 한동안 돌발적인 행동이 사라진다──고 하는 개념인데, 뭔가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아?

유일하게 문제가 있다면 임시방편이라는 거지만. 해결방법은 어떻게 해도 생각나질 않아서 어쩔 수 없다. 애초에 저 가설이나 ‘제물’을 바치는 방법도 심리 상담 선생님이 알려주신 거고.

하여간 그 ‘제물’이란 방법을 실제로 실천해 보려고 했지만.

……근데 ‘폭발시키는 의식’이 대체 뭐야?

막상 시도하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위와 같았다.

그래서 다시 미모의_여선생.avi 라는 제목으로 세간을 떠돌아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미인이신 나의 구세주(※구세주란 분에게 이런 묘사를 해도 되나 싶었지만 그래도 나의 그분 에 대한 존경심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근사한 묘사라서 굳이 지우지는 않겠다) 심리 상담 선생님과 ‘폭발시키는 의식’에 대한 토크를 하다 보니, 결론은 자연스레 한 쪽으로 기울었다.

“중2병 향기가 가득한 소설을 써보는 건 어떠니?”

그날 난 집에 가서 당장 자판을 두들겼다. 여담이지만, 이 소설이 출판될 수 있는 받침이 되어준 필력의 존재는 아마 이 불가해한 의식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6000자 이상의 중2병력을 폭발시키는 소설을 쓸 것. 그것이 하루 동안의 중2병적인 돌발행동을 없애는 방법이었다.

여기서 6000자는 여러 번의 조정 끝에 얻은 수치이다. 실질적인 수치는 5000자 정도지만, 노파심이 생겨서 최종적으론 6000자를 쓰기로 했다.

즉, 일주일동안 중2병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려면 4만 2천 자를 써야 한다는 얘기다.

휴일에는 쓰지 않으니, 보통 일주일에 3만자 쯤 쓰는 셈이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꾸준히 쓰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도 생겨서, 이젠 한 두 시간쯤이면 만 자는 간단히 쓸 수 있게 됐다.

결론은 잘 먹고 잘 살았답니다, 예전의 자의식과잉은 이젠 한낱 추억거리가 되었습니다~ 같은 훈훈한 결말로 끝을 맺었을 것…이었는데!!

생각해보면, 그것이야말로 앞으로 있을 장대한 파란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라는, 어느 라이트노벨 공모전 대상 수상작의 프롤로그 부분처럼, 지금의 내게 불어 닥친 간만에의 운수 좋은 나날들은 그저 파란 만장한 앞날에 대한 복선일 뿐이었다나 뭐라나. 거짓말이지만. 그럴 리가 없지. 아니, 없어야 한다.

…어쨌든, 그리하여, 그런 느낌으로, 그렇게 되먹은 일이다.

그 후로 임시방편으로나마 ‘제물’을 바치는 생활을 일년 넘게 지냈고.

──드디어 오늘.

과거의 불행을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는 입학식 전날이 되었다.

이번엔 할 수 있다.

자기소개 시간에 호남임을 어필하기.

말을 걸어오는 애들을 웃으며 받아주기.

선생님이 묻는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하기.

나머지공부를 도망치는 이유로 나머지공부가 없는 줄 알았다는 핑계를 댈 거고, 무단결석할 때에는 여름감기에 걸렸다는 둥의 어이없는 꾀병을 핑계로 대볼 생각이다.

그런 즐거운 상상들을 하고 있으려니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친구들까지 가세해 너무나도 행복했지만, 한편으론 잠이 오지 않는 나쁜 결과가 발생했다.

덕분에 입학식 날 분의 중2병 소설을 쓰지 않았다는 천지가 개벽할만한 사실도 알게 되어, 결론적으론 천지가 개벽할 만큼 좋은 결과가 되었지만.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땐 정말 비유 따위가 아니라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만약 중2병적인 돌발행동이 입학식 날에 일어나버렸다면… 상상하기가 무서울 정도로 끔찍한 일이 되었겠지. 천장이 몸무게를 몇 키로까지 버틸 수 있는가 확인하려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 나는 곧바로 침대를 빠져나와 중2병 소설을 썼다. 길조인지 무엇인지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엔 어렸을 적 친구와 약속을 잡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은 뒤, 중2병 소설을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서 방을 스르륵─ 빠져 나왔고, 지금 이 상황이 된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중2병 소설을 완성한 후 10분 동안은 어김없이 ‘그 녀석’ 튀어나온다.

내 안의 내가.

또 한명의 내가.

자아 속의 자아가.

내 안에 있는 또 한명의 자아인 ‘그 녀석’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를 집어삼킨다. 그리고는 자기 멋대로 나를 조종해서 불행한 입장에 빠트려 놓는다.

…….

그건 그렇고, 이번 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하지 않나? 동생과 생이별을 해야 할 만 한 복선을 깔려고 들다니.

만약 그때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면, 그 복선은 현실이 되었을 테니까.

이번만큼은 너무나 지독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으로 보는 동생의 모습이 될지도 모르니까─…라니, 웃기지 말라고. 그렇게 되도록 놔둘 것 같아?

“…오빠.”

고개를 돌리니 하나가 있었다.

하나는 내게 묘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스스로 뺨을 때리는 모습을 본 모양이다.

“…미안. 갑자기 ‘그 녀석’이 나타나서.”

하나는 내 사정을 알고 있는 유이한 사람이다. 나머지 하나는 당연히 심리 상담 선생님.

하나는 나에게 다가와서 걱정스러운 듯 이마를 짚어 본다.

“피곤하면, 쉬어.”

“아니, 잠이 안 와서 나온 거야.”

“데워줘, 우유?”

“아니, 사양할게.”

이러니저러니 해도 착한 아이다. 한 때 머리를 붉게 물들였을 때는 과연 어떻게 되나 싶었지만, 아무래도 기우였던 것 같다.

“그럼, 콜라?”

“…아니, 콜라는 데우지 않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

“그럼, 파워에이드?”

“…아니, 탄산의 유무는 별로 상관없지 않을까. 그보다 우리 집 언제부터 그렇게 음료수가 넘쳤어? 어찌됐든 ‘아니’ 이외에 말로 대답할 수 있게 해 줘.”

힘들여 태클을 건다.

하나는 언제나 상상력이 필요한 부정형* 태클을 요구한다. 가령, 탄산의 유무라던가.

(부정형: 형태가 정해지지 않은 모양이나 양식 등을 일컫는 말)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받아치고 있지만, 조만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속을 상하게 할지도 모른다.

하나는 만족스러운 듯 활짝 웃으며 날 위아래로 훑었다.

“외출?”

“밥 좀 해 줄래? 금방 다녀올 테니까.”

“왜?”

이쯤에서 밝혀두지만, 하나는 절대 반항아라서 저렇게 짧게 끊어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이렉트하게 말하자면, 그녀는 ‘언어장애인’이다.

단어 그대로, 언어를 구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원인은, 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 장애의 원인은, 일 년 전의 가족여행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뒷자석에 타고 있던 나와 하나는 상처 하나 없이 기적적으로 살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날아오는 철골에 얼굴이 뭉개져서(난 리얼하게 그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그 자리에서 사망하셨다.

당시 갓 초등학교를 졸업한 하나에겐 무척이나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결국은 감당할 수 없어서 저렇게 된 것일 테고.

짧게 한 단어씩 끊으면 어떻게든 말할 수는 있다.

평소에 많이 말하거나 생각하는 문장은 어떻게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미리 대사를 정해놓은 연극이 이상, 대화를 막힘없이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랜만에 만나자고 하는 친구가 있어서 말이야.”

“…‘그녀’?”

눈치가 빠르군.

…대답하기가 곤란한데.

난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신으며 말했다.

“떠먹는 요구르트 좋아해?”

“땡큐!”

얼버무리려고 하는 말에 빨리도 낚인다.

“그럼 다녀올게. 문단속 잘해.”

떠먹는 요구르트라….

갑자기 식욕이 샘솟는다.

내가 현관을 빠져나가고 있는 중에, 동생은 큰 소리로 외쳤다.

“치한 조심해!”

“조심하겠냐!”

어떻게 하면 남자가 치한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건데?!

“오빠 귀엽게 생겼으니까…!”

“오, 오빠의 콤플렉스를 함부로 들추지 마! 그보다 내 경우엔 치한이 아니라 치녀*라고 해야지! 청년막 재건수술을 해야 할 듯한 발언은 조심해 달라고! 그보다 그렇게 길게 말하면서 왜 발음이 꼬이지 않는 거… 앗, 서, 설마 너……나를 오랫동안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치녀: 치한의 여자 버전)

다행히 이번 건 태클 걸기가 쉬웠다.

뭐, 말은 저렇게 해도 결국 몸조심하라는 얘기겠지. 걱정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난 동생에게 손을 흔든 뒤 집을 나섰다.

만나기로 약속했던 친구는 예상보다 빨리 와 있었다.

골목길 구석 가로등에 기대서 발을 굴리고 있다.

안개가 짙게 끼어서 그런지 가까이 갈수록 모습이 더욱 확실해 진다.

어느 정도 다가가자 전체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금발에 벽안.

웨이브 펌에 트윈 테일.

확실히, ‘그녀’가 맞다.

그녀도 내 쪽을 눈치 채고는 급히 화색이 되었다. …─가, 이내 내가 “안녕.”이라고 인사하자마자 “핫!” 하더니 확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바꾼다. 언제나의 감상이지만, 표정이 많은 여자애다.

“늦었잖아.”

어라, 정확히 10시에 맞춰서 나왔는데…. 참, 여자는 대개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30분 더 일찍 나온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미안.”

실실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알면 됐어. 그럼 고.”

나를 무시한 채 빠르게 걷는다.

“쌀쌀한 날씨라고 쌀쌀맞게 굴 것 까진 없잖아.”

실없는 농담을 하면서 그녀와 보폭을 맞춘다.

쌀쌀한 날씨에 맞춘 건지 패션인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멋진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딱히 너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머플러를 두른 게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요즘 춥잖아.”

아무 말도 안했는데…? 뭐, 잘 어울린다고는 생각하지만.

“잘 어울리네~.”

그래서 그대로 말했더니,

“별로.”

뚱한 표정을 짓는다.

“그보다 지갑은 제대로 가져왔지? 주머니가 텅 벼 보이는데…. 가만, 너 여자에게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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