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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 설문조사 - <포춘 하모니> 인기 투표!
  • 3급 매니저, 치유담당 초파랑
  • 2급 매니저, 여동생담당 우연하
  • 1급 매니저, 츤데레담당 델피나
  • 불행아인가 행운아인가, 하필연
  • 모두의 대승운 파티, 대승운?!

 


용이 되고 싶어!!
글쓴이: ophion
작성일: 12-02-15 21:41 조회: 2,100 추천: 0 비추천: 0

프롤로그.

일반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 뭐라고 생각해?

보통은 비 혹은 눈이라고들 많이들 생각할거야. 뭐, 틀린 건 아니지만 간혹 예상외의 물건들이 떨어질 때도 있지.

예를 들면 약간 덜렁거리는 누님께서 창밖으로 떨어트린 검은색 섹시한 속옷. 그런 날은 로또 일등에 당첨된 것 부럽지 않은 운이 좋은날일 거야.

반대로 주의성이 매우 없으신 아주머니가 청소하다가 실수로 화분을 떨어트려서 그것을 맞는다면, 그날은 복이 지지리도 없는 날이겠지.

이런 쓸데없는 서론이 길었네. 하여튼 비 혹은 눈을 제외한, 이런 예상외의 물건들까지는 하늘에서 떨어질 수도 있어. 이해하고 납득도 할 수 있어.

하지만 백번 천 번 양보해서 사람은 하늘에서 떨어질 수 없어. 왜냐고?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사람이 떨어지는 일 따위는 있을 수 없어. 하물며 어여쁜 미소녀 따위가 하늘에서 떨어진다니. 그것도 치마를 펄럭이며 내 머리위로 떨어진다니, 그건 만화 같은 허구적 픽션 속에서나 벌어지는 일이야!.......................라고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런 줄 알고 있었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알람 소리에 잠을 깨지 못해서 늦잠을 자고 말았다. 지각이다. 그것도 심각하게. 그 덕분에 높은 산골짜기 위에 얹어있는 학교 등굣길을 아침부터 숨이 차도록 뛰어 올라가고 있다. 가뜩이나 그냥 걸어 오르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바닥이 날 것 같은데, 뛰어 올라가니 더욱더 죽을 맛이다. 일명 희망의 언덕이란 이름에 등굣길은, 내게 있어서 희망의 언덕이 아닌, 현재 절망의 언덕이다. 이런, 이런 불쌍한 내 인생.

“또 지각이라니, 대체 누가 알람을 매일 같이 멋대로 꺼놓은 거야!?”

다들 보통 이렇게 학교에 지각할 것 같은 아침마다, 이런 생각들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아? 도대체 그 어떤 할 짓 없는 분이, 아침마다 내 방에 몰래 들어와서는 알람만 꺼놓고 도망가는 건가하고 말이야. 정말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야. 그치?

절망의 언덕을 뛰어 오르던 그 순간,

“뀨룡~~~~~!!!!!!!!”

생전 처음 들어보는 괴상한 소리가 내 뒤쪽에서 울려 퍼졌다.

“뭐야? 방금 이 괴상망측한 울음소리는?”

순간 달리던 것을 멈추고, 소리가 났던 뒤쪽을 돌아보자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잠이 덜 깬 건가?”

잠이 덜 깨서 잘못 들은 것이라고 여기던 그때, 하늘에서 번쩍하고 빛났다. 이어서 대체 뭐지? 라고 한가롭게 생각할 여유도 없이, 번쩍하고 빛이 난 방향에서 무언가가 날아와 내 머리를 강하게 강타하였다.

“우억!”

농구공.

하늘에서 날아와 친절하게 내 얼굴을 정통으로 강타한 것을, 현재 바닥에 떨어진 둥근 모양의 갈색 물체라고 여겼다. 그리고 난 그것을 바보 같이 농구공이라고 인식했다.

“대체 누구야!! 남의 얼굴에 농구공을 던진 녀석은!”

아침부터 재수 없게 농구공에 맞아 열불이 나서는, 윽박을 지르며 주변을 살폈다. 감히 내게 농구공을 던진 녀석을 잡기 위해서.

그러나 주변에는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쳇, 도망간 건가.”

도망치다니 운 좋은 녀석이라 생각하며, 내 머리를 강타한 농구공을 쳐다봤다.

“우엇!? 뭐야? 농구공이 혼자서 움직이잖아!?”

분명 움직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농구공은 혼자서 꿈틀 꿈틀 움직였다. 이런, 정말로 잠이 아직 덜 깨었나보네.

잠에서 덜 깨어난 듯싶어, 나는 일단 눈을 비비고서 다시 한 번 더 농구공을 쳐다봤다.

농구공은 여전히 혼자서 꿈틀 꿈틀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틀림없어. 저거 움직이고 있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살짝 당혹스러웠다.

있을 수 없어. 농구공이 혼자서 움직인다니,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이런 현실을 부정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눈으로 움직이는 광경을 봐서인지 과연 정체가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도 들었다.

결국 그 호기심에 이끌려, 나는 왼손을 조심스럽게 그 농구공에 손을 가져다댔다.

“뀨잇!”

손을 가져다대자, 아까와 같은 괴상한 울음소리가 짧게 주변에 울려 퍼졌다.

그러자 농구공은, 아니 농구공처럼 보였던 생명체는 기지개를 피듯 형태를 바꾸었다.

“도마뱀?”

그 모습은 전형적인 도마뱀과의 파충류에 속하는 도마뱀의 모습이었다.

여기서 딴죽을 걸어도 좋아. 나라도 걸었을 테니까. 웬 도시 한복판에 있는 학교 등굣길에서 도마뱀이 등장하는 거냐고!? 라고 말이야.

갑자기 등장한 도마뱀에 황당함 반, 놀라움 반으로 행동을 멈추고서 도마뱀을 쳐다보고 있자,

“뀨?? 뀨???”

녀석은 무언가를 찾는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살폈다.

“원래 도마뱀에게 뿔이 있던가? 그것도 저렇게나 커다랗게?”

녀석을 쳐다보다가 문뜩, 저 녀석의 출처보다도 다른 것에 의문이 들었다. 그것은 녀석의 머리에 쏟아있는 커다란 뿔. 자신의 머리보다 훨씬 큰 뿔에 의문이 들었다.

보통의 도마뱀 중에도 뿔이 나있는 녀석들은 있기는 하지만, 머리보다 큰 뿔을 가진 녀석은 처음 본다.

근데 이 녀석 어디서 온 거지? 애완동물? 근처 동물원에서 탈출한 동물? 야생동물이라는 경우도 무시 할 수는 없어. 라며 생각하다가, 애완동물 혹은 근처 동물원에서 탈출한 동물일 경우, 목줄 같은 무슨 사람의 손을 탄 표식이 있을 거라며 녀석에게 손을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그 분에게 손 대지마!”

방금 전 이 도마뱀이 떨어진 방향, 즉 하늘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이번에는.

이번에는 또 뭔가 싶어서 하늘을 쳐다보려는데, 이, 이, 이럴 수가 웬 또래의 여자아이가 치마를 펄럭이며 내 쪽을 향해서 떨어지고 있다!

잠깐만!? 이 그림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인데. 데자뷰? 아니야. 그건 아닌 것 같은데.......아! 생각났다! 그래. 흔히 만화 같은데서 자주 나오는 그림이었어!

‘설마 이대로라면.......!?’

이대로라면 만화에서 흔히 있는, 미소녀가 하늘에서 떨어져서는 내가 그 미소녀와 키스하는.....!! 그런 상황이 연출 될지도 모른다.

평소 같은 상황이라면 안 믿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일들을 생각해보면 왠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내심 들었다.

역시 현실은 현실인지라, 나름 기대했던 만화에서나 흔하게 등장하는 일은 아쉽게도 일어나지 않았다.

점점 내 머리 위 그림자가 커지가 더니.......

“크헉!”

이윽고 소녀는 정확히 내 머리에 왼발을 살포시 얹으며, 제대로 착지했다.

덤으로 소녀가 내 머리를 친절하게 발판으로 사용한 덕에 난 바닥에 자빠졌다.

에라잇! 그럼 그렇지 그런 만화에서나 일어날 것 같은 상황이 현실에서 일어날 리가 없지. 기대한 내가 한심한 바보지.

“너 바, 봤지?”

소녀는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 그 표정에는 부끄럼은 물론이고 창피함 심지어 수치심까지 보였다.

“어?”

“봤잖아! 이 변태!”

“무슨.........크헉!”

난 한줌에 의문도 채 품기 전에 난생 처음 보는 소녀에 왼발에 걷어차였다.

이봐, 첫 대면에 뭐하는 짓이야. 설마하니, 이게 요즘 유행하는 신세대 인사법이라는 웃기지도 않은 경우는 아니겠지.

“죽어! 이 변태! 저질! 강간범! 치한!”

다짜고짜 바닥에 누워있는 나를 걷어차기 시작했다.

뭐야, 이 황당한 상황은!?

“자, 자, 잠깐만.”

두들겨 맞으면서 나는 소녀에게 제제를 가하려고 했다.

“닥쳐! 이 변태야!!”

제제 실패. 소녀는 내 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열심히 나를 구타한다.

“적어도 맞을 때는 맞더라도 이유라도 알자, 쫌!”

소녀는 그 말을 끝으로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었다.

“네, 네, 네, 네, 네가 내 그, 그, 그.........”

“그?”

“그, 그, 그, 패, 패, 패, 팬티를 훔쳐봤잖아! 이런 거 직접 말하게 하지 마 이 변태 강간마야!”

날렵하게 바닥에 누어있는 내 허리를 강하게 걷어찼다.

내가 뭐 어쨌는데? 왜 자기가 말해놓고서 나보고 화내는 거야!

“너 같은 변태는 절대로, 절대로 용서 못해!”

소녀는 살의가 가득한 표정으로 날 노려봤다.

어, 어이 농담이지. 단순한 오해로 사람을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다니.

“아니, 아니, 난 전혀 못 봤다고!”

아쉽게도 말이지.

“웃기지마! 각오해 이 천하에 저질 최고 변태야!”

변태면 그냥 변태지 최고 변태는 또 뭐냐?

“뀨!! 뀨! 뀨뀨뀨!! 뀨뀨뀨뀨뀨뀨!!!”

소녀가 집행을 진행하려던 순간, 갑자기 도마뱀이 소녀 옆으로 가서 시끄럽게 울기 시작했다.

“네!? 그걸 잃어버리셨다고요!?”

소녀는 도마뱀의 울음소리를 가만히 듣더니, 소녀는 혼자서 놀라기 시작했다.

다행이네 일단 목숨은 건진 듯싶네................어이! 잠깐만!? 저 녀석과 아는 사이인건가? 아니, 그것보다 방금 분명 “뀨!” 거리기만 했는데 도마뱀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들은 거야!? 대화가 통한 거냐고!?

“뀨! 뀨!”

신기하게도 도마뱀도 소녀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고개를 위 아래로 끄덕였다.

이런, 이런 뭐가 어떻게 되가는 거야? 지금 눈앞의 펼쳐진 상황은?

혹시 단번에 무슨 상황인지 아는 녀석이 있다면, 당장 여기로 와서 무슨 상황인지 친절히 설명 좀 해줘. 부탁이니까.

“뀨! 뀨!”

도마뱀은 펄쩍 뛰면서 묘하게 나를 가리키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네? 저 녀석에게 물어보라고요?”

명백하게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야. 무슨 일인지는 잘은 모르지만, 내게 말거는 일이 그렇게 기분 나쁜 일인거야.

“쳇! 하는 수 없죠.”

소녀는 억지로 하는 수 없이 한다는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거기 변태! 죽이는 건 나중으로 미룰 테니까, 묻는 말에나 대답해. 너 혹시 여의주 봤어?”

날 죽이는 건 이미 결정 사항이냐. 최악이군.

“변태라니, 난 변태.........!”

“닥치고! 본 거야! 못 본 거야! 얼른 그거나 대답해!!”

코앞에 발을 들이밀며, 일종의 협박을 해왔다. 사람 말을 무시하고 다짜고짜 폭력이라니, 이거 완전히 깡패나 다름없잖아.

“여의주? 대체 그게 뭔데?”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여의주는 말이야. 이렇게 둥글고............”

소녀는 작고 가녀린 손으로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매에, 한 없이 푸른 사파이어 빛 눈동자. 찰랑거리는 흑진주 같은 흑발. 그와 상반되는 고운 하얀색 피부.

정신없이 요상한 일이 일어나서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 와서 보니 소녀는 무척이나 아름답다. 그 누가 봐도 흠잡을 데 없이 예쁘다고 말할 만큼.

“이봐! 변태! 듣고 있는 거야??”

“어? 어?”

소녀의 미모에 넋을 잃고 쳐다보다 그만, 소녀의 말이 끝난 것도 몰랐다.

“그래서 봤다는 거야? 못 봤다는 거야? 어느 쪽이야?”

“당연히 못 봤..................쿠억?!”

내가 미쳐 대답을 끝내기 전에 소녀는 갑자기 멋지게 하이 킥을 날렸다. 그것도 멋지게 얼굴을 향해서. 남자가 세 번 운다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딴 거랑 상관없이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야! 아프잖아! 무슨 짓이야!”

비록 지금까지도 때렸다지만, 기습 공격이라니 비겁하잖아. 하다못해 때리면 때린다고 미리 말을 하고 떼리란 말이야.

“시끄러워! 이 변태야!”

그래. 그래. 내 말은 대답 할 가치가 없다 이거지. 매번 무시하고 말이야.

“뀨!! 뀨!!”

어느새 도마뱀은 내 옆에서 다가와서는, 내가 서 있던 자리를 가리키며 시끄럽게 소리 지르고 있었다.

“도대체 뭔데 이러는 거지?”

도마뱀의 행동에 신경 쓰여서 시선을 옮겨보니 엄청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 내가 서있던 자리에 지면은 일자로 움푹 들어가 있고, 그 양 옆은 땅이 울퉁불퉁하게 솟아 올라와있었다.

“그 녀석에게 감사하라고 하찮은 인간.”

고개를 돌린 순간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사람이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등에 날개가 달려 있고, 이마에는 조그만한 뿔이 튀어나와 있었다.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라고 놀라면서 의문을 거는 것도 슬슬 지치네. 이제 그만 좀 요상한 일 벌어지라고.

“뭐하는 짓이야!? 미르!!!”

소녀의 외침이 들리고서, 이어서 큰 바람이 불었다.

웬 화창한 날에 바람?........................어? 왜 이렇게 몸이 가벼운 거지? 설마 내 몸이 날아간 건가!?

나는 왜 몸이 가벼워진 건지 채 알기도 전에 의식을 잃었다.

“이봐! 변태!!”

의식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려온 것은 소녀의 외침이었다.

1장.

“어여쁜 아가씨? 그 쪽 전화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됐거든요.”

당연한 결과지만 여자 쪽은 쿨하게 거절하고는 자기 길을 걸어갔다.

“훗! 부끄러워 하기는.”

이건 뭐냐? 왕자병? 바보도 이 정도면 병이라고 말해도 될 듯싶다.

“그래서 오늘 평소보다도 더 늦은 이유는 뭐냐?”

점심시간이라서 식당으로 이동하는 도중 동규는 갑자기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몇 년인지 세는 것조차 의미 없을 정도로 오래 알고 지낸 친구 최동규다.

“글쎄..........”

“글쎄 라니, 네가 늦게 오는 일이야 한 두 번이 아니지만, 이렇게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도착한건 처음 있는 일이잖아. 설마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냐?”

돌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네가 그런 심각한 표정을 지으니까 정말 한심하고 바보 같아 보인다. 동규.

귀찮네. 언제부터 이렇게 내 일에 관심을 가졌다고.“서운하게 왜 이래? 우린 마음의 벗이잖아!”

돌연 나를 껴안으려고 들었다. 그걸 본 나는 본능적으로 녀석의 복부를 걷어찼다.

“어이, 바보 껴안으려고 하지 마. 바보가 옮는 다고.”

“헉! 그런 심한 말을.”

약간 침울한 표정을 짓는다.

동규 말대로 내가 늦는 건 그다지 의외의 일이 아니다. 아침잠이 많은 체질이라서 지각은 거의 자주 하는 편이다.

하지만 점심시간 다돼서, 그것도 4교시가 끝나기 직전에 학교에 도착한 것은 오늘이 처음 있는 일이다.

“악몽 때문에. 늦었어.”

여전히 침울해 있기에 조금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친히 대답을 해주었다.

악몽.

하늘에서 돌연 도마뱀이 떨어지고, 이어서 예쁜 미소녀가 떨어지고. 거기다 난 그 예쁜 미소녀에게 두들겨 맞고. 그 다음에는 하늘을 나는 괴상한 소년이 나오고서 끝나는 악몽. 아니 어떤 의미로는 악몽이라기보다는 개꿈에 가깝군.

물론 그 외로도 기타 등등 이상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구지 입 아프게 일일이 꺼내면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고 싶지도 않다. 이런 개꿈은.

하여튼 난 그 개꿈을 꾸는 바람에 늦잠을 잤고, 그 덕분에 “학교가 우습냐? 내가 선생하면서 너 같은 또라이는 처음 본다!” 라는 소리를 담임에게 들었다.

“겨우 악몽 때문이라니, 안 믿기는데? 다른 이유가 있는 거 아니야?”

식당으로 들어가면서 동규는 의문을 품은 표정을 지었다.

“예를 들면?”

“예를 들면 말이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동규가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옆에서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목소리 톤. 쳐다보자 이유린.

긴 갈색머리를 머리끈으로 묶은 부드러운 머리카락, 매혹적인 느낌이 풍기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외모. 주변에서, 모델제의를 받았을 거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큰 키와 예술적인 몸매의 조금 독특한 성격을 가진 평범하지 않은 여자애다.

“아, 남주가 늦은 게 단순한 악몽을 꿔서 늦잠을 잤다는데. 내 생각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서. 네 생각은 어때?”

“내 생각?”

이거 묘하게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내 생각은..................”

잠시 말을 끊더니, 돌연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었다.

“..........여자...........친구.......”

뭔 소리래?

“역시. 내가..........”

고개를 들면서 억양이 높은 목소리로 말을 계속 이었다.

“짐작한 대로 남주는 밤마다 호스트 일을 하다가 어제 우연히 만난 여성과 사랑을 나누고, 그 여성이 자기 곁에 있어 달라고 해서 매번 늦었던 거야!”

혼자서 폭주하더니 식당에 있는 탁자를 번쩍 들어 올리고 날 뛰기 시작했다. 천하장사가 따로 없네. 근데 밤마다 하는 힘든 아르바이트는 대체 뭐냐?

“하~~. 내가 여자 친구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오늘 지각한 건 정말로 개꿈을 꿔서야.”

“정말?”

어느새 탁자를 내려놓고서 청순가련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그래.”

“그래. 그래 나도 없는데 남주가 여자 친구가 있을 리가 없잖아?”

네 녀석이 그런 말 하지 마. 그 누구보다도 네 녀석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제일 듣기 싫고 기분도 안 좋아진다고.

그 순간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일단 나는 무슨 문자라도 온 건가 싶어서 핸드폰을 꺼내서 확인해 보았다.

“어이, 나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오마.”

괴상한 망상을 하면서 혼자 폭주하는 유린을, 멍청한 바보인 동규를 버려둔 채 나는 재빠르게 어느 장소로 도망쳤다.

도망친 것은 그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서 이기도 했지만, 단 한 통의 문자도 단단히 한몫했다. 결코 평범하거나 흔한 문자가 아닌, 조금 특별한 문자가 말이야.

점심시간에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중요한 할 애기가 있는데. 학교 뒤뜰에서 기다릴게. 제시카.

내게 온 문자에 내용은 이러했다.

문자를 보내온 인물은 바로 이 학교에서 누구나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 제시카 폰 레이블.

인형같이 아담하고 귀여운 체형에 곱고 부드러운 우윳빛 피부. 찰랑 찰랑 빛을 내며 길게 늘어진 금빛 머리카락에 감탄할 정도 아름다운 이국적인 외모.

그녀의 이름과 외모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한국인이 아니다. 혼혈이다. 독일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솔직히 문자를 받은 순간 기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학교에서 최고라고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미녀가 나를 찾아주니 말이야. 남자인 이상 기쁘잖아? 안 그래?

그래. 솔직히 말해서 나도 꽤나 기뻤다.

하지만 어디에 나오는 생각 없는 바보들처럼, 쉽게 제시카 본인이 불렀다고 믿지는 않았다.

특히나 흔히 만화에 나오는 첫 눈에 반했어요. 사귀어 주세요. 와 같은 웃기지도 않은 상황은 생쥐의 코털만큼도 기대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녀와 나 사이에는 아무런 접촉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같은 고등학교에서 2년을 지내면서 같은 반이 된 적은 물론이고, 딱히 내가 미친 사교성을 가지고서 친해진 적도 없다. 완전히 서로 모르는 남남이다. 오히려 제시카가 나라는 평범한 남학생을 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아! 그래 딱하나 접촉이 있었겠네. 그냥 지다가다 복도에서 서로 스친 정도.

그러면서 왜 가냐고? 아까 그 상황을 벗어나고도 싶었고, 또 밑져야 본전이잖아? 혹시 어떻게 알아. 정말로 제시카가 그 장소에 정말로 나와 있을지. 그리고 뭐, 만에 하나 다른 누군가의 장난이었다면, 난 그 녀석을 두들겨 먼지 나도록 신나게 패주면 그만이다. 아무런 문제없다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학교 뒤뜰로 옮겼다.

‘근데 정말로 제시카가 불렀다면 뭣 때문에 부른 거지?’

한 발자국만 내밀면 뒤뜰 도착! 이라 싶을 정도로 학교 뒤뜰에 다 도착하고서 불연 듯 작은 의문이 들었다.

만약에 정말로 제시카가 불러낸 것이라면, 무슨 이유로 불렀을까 하는 의문이.

우리 학교 제일가는 미소녀가 방과 후에 학교 옥상으로 불러 놓고서는, 그 자리에서 맞짱을 뜨자고 할리는 없다. 하물며, 돈을 요구하는 행동은 상상 할 수조차 없다.

고민한들 뭐하리. 여기서 이렇게 고민한다고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니잖아? 그치? 그래. 그냥 일단 부딪치는 거야.

그렇게 여기고는 과감히 학교 뒤뜰로 발을 내밀었다.

그 어떤 상대가 있어도 분명히 놀랐겠지만, 나는 거기 서있는 상대를 보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도착하자, 제시카가 서있었다.

제시카 폰 레이블 본인이.

정말인 거야? 본인이 정말로 날 부른 거야?

“조금 늦었잖아.”

제시카는 미소 지으며 나에게 손짓했다.

뜻 밖에도 정말로 제시카 본인이 서있어서 놀라있던 나는 그 손짓에 홀린 듯 걸어갔다.

“다행이다. 와줘서.”

제시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그래. 그래서 할 말이 뭐야?”

내심 속으로는 긴장 반, 뜻 밖에도 제시카 본인 부른 것에 대한 기쁨이 반으로 어쩔 줄 몰랐지만, 일부러 무덤덤한 듯이 말을 꺼냈다.

상현은 학교에서 제일가는 미모의 소유자가 앞에서 말을 걸어오자, 더욱더 긴장이 되었다.

“혹시 안 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었어. 그런데 이렇게 와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제시카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점심시간 금방 끝난다고, 어서 부른 목적이나 말해줘.”

“겉보기와는 달리 성격이 급한가봐?”

내 겉보기가 어떤데.

꺄르르 제시카는 한 번 웃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널 부른 건 말이야.”

잠깐의 뜸을 들이더니, 제시카는 전혀 예상도 할 수 없었던 뜻 밖에 말을 꺼냈다.

“널 죽이기 위해서야.”

역시 만화는 어디까지나 만화야. 절대로 학교 최고의 미소녀가 불러서, 첫 눈에 반했어요. 사귀어 주세요. 같은 일은 현실에선 절대로 일어날 수 가 없어...........엉?

제시카에 말에 순간, 이 젊은 나이에 귀가 먹은 줄 알았다.

“지금 뭐라고?”

“널 죽이겠다고 말했어.”

“어이, 시시한 농담 하지 마.”

“에..........농담이라고 생각하는 구나?”

“당연하지. 누가 그런 농담을 진담이라고 생각해.”

“그래? 하지만 진짜로 널 죽일 거야.”

아무리 농담이라지만, 뭘 그런 끔찍한 소리를 상큼하게 웃으며 하는 거야!?...............우엇!?

한가롭게 여유부리며 말 할 틈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방금 전 까지 내가 서있던 자리는 커다란 망치로 몇 대 두들겨 맞은 것처럼 심하게 꺼져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제시카의 가녀린 손이 놓여있었다.

설마하니 맨 손으로 저걸 저렇게 만든 거냐? 무슨 괴물이냐! 아주 천하장사 미소녀로 스타킹에 나가도 되겠어!

“이래도 농담으로 보여?”

지금 이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그냥 보면, 천사의 미소라고 하겠지만. 나에게는 절대로 아니다. 저승사자의 미소가 따로 없다.

제시카는 웃으며 점점 내게로 다가왔다.

지, 진짜로 죽일 셈인거야.

나는 도망쳐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몸은 이미 스스로 겁을 먹어서인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 증거로 나는 금방 다리에 힘이 풀려서 풀썩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주저앉았다.

‘도, 도망쳐야 돼.’

일단 뭐가 뭔지는 잘은 모르지만, 확실한건 지금 이 상황은 피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나는 네 발로 추하게 움직였다.

아니, 잠시만 내가 왜 제시카에게 죽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전혀, 어떤 이유에서든 연관이 하나도 없는 날? 왜? 어째서? 무슨 이유로?

“이봐, 이봐. 장난은 이 정도면 충분해. 놀랐다고. 그러니까 그만해.”

“지금 이 상황이 돼서도 장난으로 보여?”

입 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음을 짓는다. 대체 아까부터 뭐가 그렇게 웃긴 거야. 나도 좀 가르쳐줘라. 치사하게 혼자만 웃지 말고.

“계속 그렇게 안 믿는다면, 믿게 하는 수밖에.”

말을 끝내는 것과 동시에 제시카의 맑고 투명한 초록빛 눈동자는 검고 붉은빛으로 물들어갔다. 부드러운 연하게 체리 빛이 감돌던 입술 사이로는 송곳니가 삐져나오기 시작했다. 이어서 오른손은 비늘로 덮이면서 실로 괴물의 손이라 부를 법한 모습이 되었다. 끝으로 등 에서는 비늘에 뒤 덮인 커다란 날개가 솟아났다.

제시카는 무섭게 변한 모습으로,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무서운 살기를 내뿜으며 돌진했다.

“내 손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

무서운 나머지 그만 나도 모르게 눈을 찔끔 감아 버렸다.

쿵!!!!!!!!!!!!!!!!!!!!!!!!!

뭔가 굉장한 소리가 울려 펴졌다. 그리고 내 몸은 가볍게 붕 떠서는 어딘지도 모르는 무언가에 부딪쳤다. 순간 그 고통에 내 몸에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아~~~~!!!!아프잖아!!!”

라고 소리쳤다.

“어디서 엄살이야. 변태!”

어디선가 들어 본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연이어서 맞아 본 적이 있는 발차기가 나에게 날아왔다.

“진짜로 아프다고!!!”

눈을 뜨고서 나는 눈앞의 광경을 쳐다봤다.

괴물 같은 모습으로 변한 오른손으로 나의 목덜미를 덮치려던 제시카와 그 앞에서, 맨 손으로 당당히 제시카를 막고 있는 미소녀─오늘 아침 내 개꿈에서 나왔던 소녀를.

어떻게 꿈에서 나왔던 사람이 눈앞에 있는 거지!? 설마 그건 꿈이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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